봄이 벌써 와 있었네
2007.03.13 06:16
조금씩 여자가 되어가는 벚꽃나무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해와 달이 지나가고
그녀를 위해 내가 한 일은 그다지 없었네
외로움도
갈등도
제 몫이었네
아픔을 통과하는 성장
성큼 커버린 단아한 몸 위에
하얀미소 가득 번졌네 벌써
거기 와 있었던 봄
아지랑이, 새싹, 꽃몽오리...
찬찬히 읽지못한, 가버린 이름들
마음이 죄송해지네
가지사이 무수한 햇살 길 따라
어느새 내 키만한 딸
여자가 되어가고 있네
이마에 작은 꽃 조롱조롱 피우는
그 황홀한 시작을 못 보고 말았네
불혹의 내 세월들이
저기, 쏜 살 등위에 업혀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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