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앉아 한 잔 술
2007.07.22 12:58
밤은 그 정신을 바다에 담그고
바다는 그 몸을 밤에게 내어주는
밤과 바다 사이
끊임없이 하얗게 밀려오는 기억들
잠들고 싶은 정신과
깨어나고 싶은 살
팽팽한 긴장의 수직과 직선, 그 정점에서
환하게 수줍던 오르가즘
한 잔 술이 나에게 취해
눈 감으면 바다가 닫히고
열리는 밤 안으로 무수히 퍼지는 아지랑이
어둠을 부수고 나오려는
하늘을 깨고 쏟아지려는
별처럼
오늘도 추억이 반짝인다
헛된 맹세로 날카로운 입술로
잘 깍이고 닦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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