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일지-어느날의 삽화-
2007.07.15 09:07
꽃대와의 이별을 예감하고 꽃은
피지 않는다
그래서 제 몸을 때리는 바람과
속절없이 춤을 추고
제 살 위로 내리는 비에 뜻없이 젖는다
원시안 같은 희미한 기억이
안개로 몰려오는 새벽
굳은 맹세처럼 잠겨있던 만남에
열쇠를 꽂고
기다림도 익으면 꽃이 되는가
직선으로 올 수 없었던 길
직선으로 돌아가는 얼굴 숙이면
그 안에 눈물이 차이는가
떨어져 내린다고 모두 이별은 아닌 것을
장미꽃 이파리로 손 흔들며
이별이 만남을 앞지르던 골목어귀
문득 길 끊겨 떨어지는 해
누군가 우리 대신 하늘에 피눈물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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