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老松)
2011.03.05 06:05
롱비치 바닷가 한적한 공원
바람의 뒷 모습만 바라보다
등이 굽은 소나무
물새들만 시계추 인양
쉼 없이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태평양 건너서
사춘기 손주들 처음 보시는 어머니
나무껍질 같은 세월이
손등에 묻어 오고
그림자 십분의 일은 어디로 갔을까
바람같이 몇 번이나 흔들던 손
다시 잡아보는 반가움의 눈물까지
뿌리처럼 깊숙히 숨기시며
물 다른 딸의 세계에서
무탈(無脫)하시는 시간들
옛 얘기 그칠 줄 모르는
몇 번의 밤과 낮을 지나
청춘의 제스쳐 아직 풍부한
희수(稀壽)를 통과하여
끝없이 불혹(不惑)으로 향하는
등 휘도록 푸른 마음 원 없이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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