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老松)
2011.03.05 06:05
롱비치 바닷가 한적한 공원
바람의 뒷 모습만 바라보다
등이 굽은 소나무
물새들만 시계추 인양
쉼 없이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태평양 건너서
사춘기 손주들 처음 보시는 어머니
나무껍질 같은 세월이
손등에 묻어 오고
그림자 십분의 일은 어디로 갔을까
바람같이 몇 번이나 흔들던 손
다시 잡아보는 반가움의 눈물까지
뿌리처럼 깊숙히 숨기시며
물 다른 딸의 세계에서
무탈(無脫)하시는 시간들
옛 얘기 그칠 줄 모르는
몇 번의 밤과 낮을 지나
청춘의 제스쳐 아직 풍부한
희수(稀壽)를 통과하여
끝없이 불혹(不惑)으로 향하는
등 휘도록 푸른 마음 원 없이 보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9 | 유년을 비질한다 | 안경라 | 2010.02.22 | 604 |
138 | 사랑은 동사다 | 안경라 | 2010.08.31 | 599 |
137 | 그대, 고향 | 안경라 | 2009.06.11 | 592 |
136 | 하나, 쓸쓸하고 단단한 | 안경라 | 2010.10.19 | 585 |
135 | 딱지 | 안경라 | 2010.11.12 | 575 |
134 | 하늘이 보이는 창 | 안경라 | 2010.05.13 | 575 |
133 | 사과나무 | 안경라 | 2008.12.10 | 573 |
132 | 원주일지 -겨울나무- | 안경라 | 2009.06.11 | 571 |
131 | 그리움 | 안경라 | 2006.10.02 | 567 |
130 | 적막(寂寞) | 안경라 | 2007.12.06 | 545 |
129 | 꿈 | 안경라 | 2005.06.23 | 544 |
128 | 새 | 안경라 | 2006.11.12 | 539 |
127 | 그라지 세일 | 안경라 | 2008.11.18 | 535 |
126 | 원주일지-향로봉- | 안경라 | 2007.07.08 | 532 |
125 | 무제 | 안경라 | 2009.06.11 | 530 |
124 | 원주일지-듣고 싶었던 말- | 안경라 | 2007.09.07 | 526 |
123 | 불면의 숲 | 안경라 | 2009.06.11 | 523 |
122 | 녹차 | 안경라 | 2006.10.23 | 523 |
121 | 벚꽃 | 안경라 | 2009.02.03 | 519 |
120 | 마지막 | 안경라 | 2008.02.13 | 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