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2012.02.20 02:03

안경라 조회 수:198 추천:7

시여, 사람처럼 어느 알몸되어 내게 와 준다면 부끄러운 옷 모두 벗고 흰 백지같이 구김없이 누워 나의 첫 순수, 아픔을 참고 너를 받아들이고 싶다 따스한 어머니의 물결 속 그 어둠 속에서부터 아득히 한 점 빛 만들어지듯 내 모양 더 고침없이 불면의 모습 그대로 내 속에서 너를 갖고싶다 캄캄한 세상, 그 물결 속으로 따스히 몰려들 어린 핏줄들 가늘한 뼈 이어지는 다정한 소리 심장 소리 그러나 아직은 눈 감고 있어야할 때 너는 내 것이 아직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럴수록 더 어느 한 날 눈물로 내리던 비 그치고 바람 모두 지나고 나면 사랑처럼 들꽃처럼 단련된 너를 낳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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