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힘 - 권경인

2007.07.08 09:45

경안 조회 수:444 추천:30

남은 부분은 생략이다 저 물가, 상사화 숨막히게 져내려도 한 번 건넌 물엔 다시 발을 담그지 않으리라 널 만나면 너를 잃고 그를 찾으면 이미 그는 없으니 십일월에 떠난 자 십일월에 돌아오지 못하리라 번뇌는 때로 황홀하여서 아주 가끔 꿈속에서 너를 만난다 상처로 온통 제 몸 가리고 서 있어도 속이 아픈 사람들의 따뜻한 웃음 오래 그리웠다 산을 오르면서 누구는 영원을 보고 누구는 순간을 보지만 애써 기다리지 않아도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온다 사람이 평생을 쏟아부어도 이루지 못한 평화를 온몸으로 말하는 나무와 풀꽃같이 그리운 것이 많아도 병들지 않은 무욕의 정신이여 그때 너는 말하리라 고통이라 이름한 지상의 모든 일들은 해골 속 먼지보다 가볍고 속세의 안식보다 더한 통속 없으니 뼈아픈 사랑 없이는 어떤 하늘도 건널 수 없다는 것을 기다리지 않아도 마침내 밤이 오고 마지막 새소리 떨어져내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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