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아버님은 분명히 많은 고민 끝에 고기잡이를 그만두셨을 거야. 이상을 품고 새로운 일을 하실 때도 힘든 점이 많으셨을 거고. 그리고 그 일을 하는 동안 아버님은 평생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열렬한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지 않으셨을까?.."


"중요한 건 옳으냐 그르냐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냐 아니냐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도 생길 거야."





"...그렇다면 학생 개개인의 개성이란 뭐라고 생각하나?"

"추상적으로 말한다면 창조력이나 조직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학생 저마다의 입장에서 보자면 수학 실력은 좀 떨어져도 문장력이 뛰어나다거나 음악에 재능이 있다거나 분석력이 예리하다거나 또는 지도력이....."

아, 그만 됐어, 하고 시마 씨가 말했다.

"선생이 생각하는 개성이란 기껏 그 정도겠지. 한마디로 교사들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지도한다는 둥 키워 준다는 둥 하는 발상이 나오는 거야. 교장과 선생의 가치관은 다르겠지만 자신의 가치관을 학생에게 강요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아. 둘 다 인간을 편협한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어.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인간을 얕잡아 보고 있단 말이야."

시마 씨는 그렇게 말하고 소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렇다면 시마 씨는 개성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시마오 선생이 벌컥 화를 냈다.

"그건 아무도 몰라."

시마 씨는 잔에 남은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아무도 미리 짐작할 수 없는 것이 개성이란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인간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네."

시마오 선생은 시마 씨의 얼굴을 빤히 보았다.

"이렇게 했더니 이렇게 변하더라 따위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개성이 아니란 말이지. 혹시 선생들은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

"인간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서는 안 돼.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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