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골목 그리기--- 美像
2009.06.30 12:57
오래된 골목 그리기
시멘트 담벼락을 목도리처럼 펼친다
저녁 어스름은 담벼락 위에
홍기엄마 분홍 빤스는 담벼락 아래
어둠은 낮은 곳부터 어두워진다
먼저 언니가 물빠께스를 들고
다리를 절며 지나간다
가로등은 17-20미터 떨어져 있다
담벼락까지 가로등을 끌어오려면
조금 오래 기다린다
가로등 긴팔이 담벼락 아래까지 왔을 때
우리 반 민경이가 지나간다
민경이는 홍기네 문간에
이별의 편지를 두고 돌아가야 한다
밤의 저수지처럼 골목은 잠잠하다
뾰족구두 소리들 급해진다
취객의 어제와 같은 고성방가는
담벼락 뒤로 보낸다, 그 대신
사거리 보리수다방레지 땡땡이치마를
윗집 군청계장 포마드머리가 따라간다
펄럭 땡땡이치마와 번들 포마드머리
담벼락 아래에서 오래 머문다
가로등은 지쳐 눈꺼풀 내려앉고
새벽교회 종소리 들린다
다시 언니가 성경을 옆구리에 끼고 지나간다
아버지는 이 골목을 내 열일 곱에 팔아버리고
아직까지 다시 사주지 않았다
P.S 예쁜 필명 '美像'의 시입니다.
<<불교문예>>에 발표된 산문같은..... '시'가 읽을수록 좋아요.
20~30년 전, 삶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합니다.
아무리 컴퓨터를 만져봐도 함께 수록된 담장사진을 못 올리겠네요.
몸은 좀 풀렸는지?
안부대신 시 한 편 올렸습니다~~~^^
IN.
시멘트 담벼락을 목도리처럼 펼친다
저녁 어스름은 담벼락 위에
홍기엄마 분홍 빤스는 담벼락 아래
어둠은 낮은 곳부터 어두워진다
먼저 언니가 물빠께스를 들고
다리를 절며 지나간다
가로등은 17-20미터 떨어져 있다
담벼락까지 가로등을 끌어오려면
조금 오래 기다린다
가로등 긴팔이 담벼락 아래까지 왔을 때
우리 반 민경이가 지나간다
민경이는 홍기네 문간에
이별의 편지를 두고 돌아가야 한다
밤의 저수지처럼 골목은 잠잠하다
뾰족구두 소리들 급해진다
취객의 어제와 같은 고성방가는
담벼락 뒤로 보낸다, 그 대신
사거리 보리수다방레지 땡땡이치마를
윗집 군청계장 포마드머리가 따라간다
펄럭 땡땡이치마와 번들 포마드머리
담벼락 아래에서 오래 머문다
가로등은 지쳐 눈꺼풀 내려앉고
새벽교회 종소리 들린다
다시 언니가 성경을 옆구리에 끼고 지나간다
아버지는 이 골목을 내 열일 곱에 팔아버리고
아직까지 다시 사주지 않았다
P.S 예쁜 필명 '美像'의 시입니다.
<<불교문예>>에 발표된 산문같은..... '시'가 읽을수록 좋아요.
20~30년 전, 삶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합니다.
아무리 컴퓨터를 만져봐도 함께 수록된 담장사진을 못 올리겠네요.
몸은 좀 풀렸는지?
안부대신 시 한 편 올렸습니다~~~^^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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