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귀재, 박연

2010.02.14 04:03

박영숙 조회 수:1032 추천:143

음악의 귀재, 박연
                    2005.07.27 08:44 | 파수꾼의 음악얘기 | 무학대사

                     http://kr.blog.yahoo.com/ktw307/958252


  세종 대의 빛나는 업적 중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당시까지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음악 체계를 정리했다는 점이다.

  세종이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지만 박연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그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따라서 세종 대에 중국보다 우수한 음악 문화를 향유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박연의 노력에 의한 것이었다.

  박연은 조선시대 최고의 음악 이론가였다. 그가 어떤 경로로 음악에 심취했으며, 음악의
대가가 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은 전해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조선의 음악을 최고의 경지로
끌어올린 사람이 박연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박연은 태종 대에 이조판서를 지낸 박천석의 아들로, 1378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34세 때 비로소 진사에 등과해 집현전 교리 등을 지냈으며, 주로
사헌부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봉상판관 시절에 그는 음악적 능력을 인정받아 악학별좌를
겸하게 되었고, 아마 이때부터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게 된 듯하다.

  세종은 다방면에 소질이 풍부한 인물이었고, 왕자 시절부터 음악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 연유로 박연을 특별히 가까이하였는데, 그것이 조선 음악을 한층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공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예와 악이었다. 유교 정치에서 유교적 의례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였고, 이 의례에 음악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왕도 정치를 꿈꾸던 세종은 즉위 초부터 사회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유교적 의례를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음악 체계의 정리를 서둘렀다. 세종의 이러한 꿈은
박연에 의해 실현된다.

  세종 대의 음악적 부흥은 크게 아악의 부흥, 악기의 제작, 향악의 창작, 정가보의 창안
등으로 대변될 수 있는데, 이는 모두 박연이 이룬 것이었다.

  조선의 음악은 좌방과 우방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좌방으로는 흔히 궁중 음악으로
일컬어지는 아악이 있는데, 이는 원래 중국의 고대 음악으로서 고려 예종 때 송나라에서
들여와 왕실의 대중사에 사용되었다. 우방으로는 민속악을 대변하는 향악과 당악이 있었다.

  박연은 음악의 정리 작업에 앞서 중국의 고전들을 통해 참고 자료를 확보했으며, 이후
아악기와 아악보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박연은 당시까지 수입되던 악기들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고, 가장 중요한 악기인 편경과 편종 등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율관 제작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박연은 편경의 음정을 맞출
정확한 율관을 제작하기 위하여 여러 번 시험 제작을 했고, 흐트러진 악제를 바로잡기 위하여
수십 번에 걸쳐 상소문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아악의 정리 과정에서 향악과 아악의 조화로운 결합을 시도했다. 그래서 세종실록의
악보에는 아악과 향악을 겸용한 원구악이 실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세종과 함께 '보태평',
'정대업' 등의 향악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것이 세조 이후에 아악을 대신하게 된다. 이는 곧
궁중 음악에서도 중국의 것을 원용하지 않고 우리의 음악을 사용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음악적 공헌은 그를 중국 순임금 시절의 유명한 음률가인 '기'에 비견하게 하기도
했다. 그는 축과 악현의 제도를 개정했는가 하면 악현의 제도를 옛 것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조선은 악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독자적인 음악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민간에만 남아 있던 향악을 궁중악으로
끌어들여 민족 음악의 기틀을 다졌다.

  그는 노년에 더 이상 정사를 맡아볼 수 없는 나이가 되자 고향 영동으로 내려가 그곳에서
죽을 때까지 향악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다가 1458년 81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박영규/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에서)
.
.
.
서양음악사에 족적을 남긴 음악가들에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가령, 쇼팽을 '피아노의 시인', '슈베르트를 '가곡의 왕', '차이코프스키를 '발레음악의 대가', 베토벤을 '음악의 악성', 모차르트를 '음악의 신동',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 헨델을 '음악의 어머니'라 부르는 경우다.


음악가에게 붙이는 수식어에, '귀재'라는 말이 있다. 박영규는 그의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에서 박연을 귀재라 지칭했다. 나는 이 말이 맘에 들어서 소설의 원문 그대로 인용하였다.


서양음악사에서는 바이올린 음악의 대가 파가니니와 피아노 음악의 대가 리스트를 '음악의 귀재'라 부른다. 파가니니는 1782년생, 리스트는 1811년생, 박연은 1378년생으로 서양의 두 귀재보다 몇백 년 앞서 태어났다. 서양의 두 귀재는 직업적인 음악가지만 박연은 문과에 급제하여 행정으로 '악사'일을 맡아보며 이조판서를 거쳐 대제학까지 오른 관리다.


음악가들의 음악은 음악 그 자체로도 족하지만, 다른 음악가들과 확연히 다른 음악의 특성을 함축하여 부르는 음악의 수식어는 음악을 감상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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