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창 시비

2012.01.21 07:51

박영숙영 조회 수:745 추천:92

매창 시비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추풍 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도다  (매창)

□ 부안군청 뒤 상소산에 자리잡은 서림공원은 우거진 숲과 조촐한 산책길로 부안 사람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다. 공원 안 한쪽에 조선시대 이 지역 여류문인인 이매창의 시비
   가 있다. 아래쪽 거문고를 새겨놓은 시비에 적힌 이 시에는 어느 가을날 그녀의 마음을
   고적하게 표현하고 있다.

□ 부안군청에서 서문안 당산 쪽으로 가다보면 원불교교당 바로 못미처 오른쪽으로 서림공원
   가는 작은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300m 쯤 올라가면 오른쪽에 있다.

□ 당대의 문장이며 임란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유희경을 생각하며 지은 시로 3대시조집의
   하나인 '가곡원류(歌曲源流)'에 실려있다. 매창이 죽은 후 그녀의 글을 사랑하던 이들이
   회자되는 시 61수를 모아 놓은 책이 '매창 집'이다. 훗날 시인 신석정은 이 시집을 번역
   하여 '매창 시집'을 엮었다. 전북 부안의 서림공원안에 '매창 詩碑'가 세워져 있다. 여기
   '梨花雨'란 비 오듯이 흩날리는 배꽃을 말한다.

□ 매창은 조선 선조6년(1573년)에 부안현 아전인 이양종의 서녀로 태어났다. 매창은 호이고
   이름은 계유년에 태어났다고 하여 계생이라고 불리다가 자라면서 계화, 향금이라고도 했다.
   자는 천향이다. 그는 중인 신분인 아전의 서녀로 태어나 기생이 되었으나 얼굴이 예쁘거나
   교태가 흐르는 타입은 아니었고, 시와글, 노래와 거문고 솜씨, 그윽한 성품으로 사람을
   끌던 여성이었다. 당시 매창의 이름은 널리 알려져, 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그녀를 만나러
   부안을 찾았다. 그와 사귀며 정을 나누던 사람 가운데는 시인 유희경이 있었고 또 허균이 있  
   었다. 자주 부안을 찾던 허균은 이곳에서 '홍길동전'을 지었다.

독수공방 외로이 병에 찌든 이 몸
굶고 떨며 사십 년 세월 길게도 살았네
묻노니 사람살이가 얼마나 되는가
어느 날도 울지 않은 적 없네

□ 매창은 사는 동안 사랑과 외로움, 헤어진 임에 대한 그리움 등 자기 삶에서 스며나오는
   정서를 풀어낸 수백편의 시를 지었다. 개성의 황진이와 함께 조선 명기의 쌍벽을 이루던
   그녀도 광해군2년(1610년), 나이 사십을 다 못 채우고 가난과 병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은지 60여 년이 지난 후, 부안의 아전들이 여기저기 그의 시들을 모았고 그가 생전
   에 자주 찾던 개암사에서 책으로 엮었다. 지금은 시 61수가 전해지며 부안군 봉덕리에 그
   녀의 묘지가 있다.

□ 매창집은 정사신(서기 1558∼1618)의 문집. 사후 약200년 뒤인 1812년 7대손인 정래성이 목판  
   본 5권으로 냈다. 정사신은 병,예조정랑, 수찬 등을 지냈고 임진왜란 때는 강원도에서 의병을  
   일으켜 왜적을 무찔렀다. 그는 '지봉유설'의 저자 이수광 등과 친했던 당대의 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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