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古寺)" /조지훈
2014.05.08 03:36
고사(古寺)"
조지훈
목어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 역만리길
눈부신 하늘아래
노을이 진다.
시에 대한 이해는 때로 시어나 시구의 의미보다 전체적인 분위기, 인상, 느낌으로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오래된 절의 해질 무렵 풍경을 절제된 언어, 민요적 리듬으로 여백이 많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듯이 그려져 있다.
시인은 '고사(古寺)'의 은은한 정경을 관조하면서, '상좌 아이', '부처님', '눈부신 노을', '지는 모란' 등의 대상을 아무런 주관적 정서의 개입 없이 그저 그림 그리듯 묘사하고 있다.
시의 소재들을 바탕으로 시를 이해한다면, 그 대상들이 심오한 선(禪)의 세계에 젖어 드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고운 상좌 아이'도 '부처님'도, 일체 중생의 상징일 수 있는 '모란'도 모두 '눈부신 노을'과 샅은 환희, 희열감에 젖어 정토의 세계인 '서역 만리 길'로 귀의하고 있다.
고색 창연(고색창연)한 절의 은은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고민과 갈등에 싸인 현실로부터 벗어나 아늑하고 평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시에 대한 감상은 충분하다고 하겠다
조지훈
목어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 역만리길
눈부신 하늘아래
노을이 진다.
시에 대한 이해는 때로 시어나 시구의 의미보다 전체적인 분위기, 인상, 느낌으로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오래된 절의 해질 무렵 풍경을 절제된 언어, 민요적 리듬으로 여백이 많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듯이 그려져 있다.
시인은 '고사(古寺)'의 은은한 정경을 관조하면서, '상좌 아이', '부처님', '눈부신 노을', '지는 모란' 등의 대상을 아무런 주관적 정서의 개입 없이 그저 그림 그리듯 묘사하고 있다.
시의 소재들을 바탕으로 시를 이해한다면, 그 대상들이 심오한 선(禪)의 세계에 젖어 드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고운 상좌 아이'도 '부처님'도, 일체 중생의 상징일 수 있는 '모란'도 모두 '눈부신 노을'과 샅은 환희, 희열감에 젖어 정토의 세계인 '서역 만리 길'로 귀의하고 있다.
고색 창연(고색창연)한 절의 은은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고민과 갈등에 싸인 현실로부터 벗어나 아늑하고 평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시에 대한 감상은 충분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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