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위의 섬 이니스프리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나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나뭇가지 엮어 놓고
그 위에 진흙바른 오두막 한 채
콩은 아홉 이랑,
그리고 벌통 하나 놓으리
벌소리 다정하면 홀로 살만 할 것임에…
그러면 평안이 오리,
작고 느린 물방울로 평안이 오리
아침에는 안개로,
귀뚜라미 우는 밤엔 이슬로…
밤은 별빛으로 아련하고,
한 낮은 태양으로 붉게 타오르겠지
그리곤 저녁이 오리,
풍성한 홍방울새의 날개짓으로…
나 이제 일어나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부딪 작은 소리의 물결들
잿빛 포장도로나 도시의 어느 길에 있거나
내 가슴 저 깊은 곳에 들리는 것을…

예이츠(1865-1939)의 유명한 이니스프리 호수 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이라는 시입니다.

도시의 소음과 번잡스러움을 떨치고 한적한 자연에 묻혀 홀로 살고 싶은 마음,
그 떨쳐버릴 수 없는 소망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전원 서정시입니다.

시인 자신의 설명에 의하면,
이런 전원적 삶에 대한 동경의 마음은 어린 십대 때부터 간직하게 되었답니다.
나중에 런던 한복판을 걷다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거나 쇼윈도에 마련된 작은 샘 장식만 보아도 향수에 젖어 이 호수를 떠올리고는 이내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이니스프리는 아일랜드 Sligo현의 Lough Gill 호수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어린 시절 시인은 아버지와 함께 이 섬에서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 그의 아버지는 쏘로우의 월든에 나오는 구절들을 그에게 읽어주곤 했습니다.

시인은 그것에 감명을 받아 언젠가 “
이니스프리라 불리는 작은 섬 오두막집에서” 살아갈 계획을 하게 됩니다.

쏘로우의 삶을 모방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쏘로우는 세속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나름의 독특한 삶에 충실했던 미국의 대표적인 초절주의사상가입니다.

그는 국가주의에 의한 것이든 자본주의의 물질문명에 의한 것이든, 스스로의 기준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것은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 것입니다.
미국이 일으킨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여 납세를 거부하기도 했던 그의 비폭력 저항운동 정신은 간디나 마틴 루터 킹 목사 등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유튜브 박영숙영 영상'시모음' 박영숙영 2020.01.10 102
공지 우리나라 국경일 박영숙영 2015.07.06 341
공지 우리나라에는 1년 중 몇 개의 국경일이 있을까요? 박영숙영 2015.07.06 1633
공지 무궁화/ 단재 신채호 박영숙영 2015.06.16 275
공지 무궁화, 나라꽃의 유래 박영숙영 2015.06.16 710
공지 ★피묻은 肉親(육친)의 옷을 씻으면서★ 박영숙영 2014.10.19 442
공지 [펌]박정희 대통령의 눈물과 박근혜의 눈물 박영숙영 2014.06.14 413
공지 박정희 대통령의 눈물 / 머리카락도 짤라 팔았다 박영숙영 2014.05.28 376
공지 어느 독일인이 쓴 한국인과 일본인 ** 박영숙영 2011.08.02 500
공지 저작권 문제 있음 연락주시면 곧 지우겠습니다. 박영숙영 2014.02.08 211
53 [스크랩 ]自足長樂 자족장락/유심조 박영숙영 2011.04.04 490
52 감사합니다. 오연희 2010.01.06 494
51 반갑습니다 김영강 2009.08.09 498
50 [펌글]현직 유명인들이 들려주는 '시의 모든 세계' 박영숙영 2013.09.24 510
49 견우의 노래-서정주- 박영숙영 2013.02.22 516
48 안녕 하세요? 강성재 2009.08.15 518
47 꽃말과 전설 / 나팔꽃 박영숙영 2014.02.07 523
46 사랑하는 사마천 당신에게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2.13 529
45 서향 /꽃말 : 갑자기 생겨난 행운 박영숙영 2014.02.07 536
44 독서에 관한 명언들 박영숙영 2013.11.29 537
43 엄마의 염주 /외 어머니에 관한 시 모음 박영숙영 2014.05.14 541
42 어느 날의 커피-이해인- 박영숙영 2013.12.01 549
» 호수위의 섬 이니스프리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박영숙영 2013.02.22 553
40 말채나무/꽃말 : 당신을 보호하다 박영숙영 2014.02.07 558
39 실존적 공허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박영숙영 2010.12.13 563
38 [펌]외로움과 고독의 차이 박영숙영 2014.10.27 563
37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565
36 마타리(마편초과) /꽃말 : 미인, 잴수없는 사 랑 박영숙영 2014.02.07 581
35 38도선이 생긴 역사 박영숙영 2016.07.02 585
34 "나는 시 속에서 자유롭고 용감하고 아름답다" 문정희시인 박영숙영 2014.03.29 597
33 [스크랩]인간의 교양과 성품(9) 박영숙영 2011.04.19 603
32 신 우솝 우화 (춤추는 개미 박영숙영 2011.07.07 618
31 남자를 위하여 문정희 박영숙영 2014.02.11 668
30 스크랩]도종환시인 미주한국문협 09년 여름문학켐프강연차 LA방문 박영숙 2009.08.24 671
29 매운고추와 서리맞은 고추/유심조 박영숙영 2010.09.18 680
28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박영숙영 2013.02.15 768
27 백일홍 /꽃말 : 애석한 사랑 박영숙영 2014.02.07 780
26 난초 / 꽃말 : 애인 박영숙영 2014.02.07 785
25 미국예절 문화소개 박영숙 2009.01.26 796
24 목련 /꽃말 : 아쉬운 사랑 박영숙영 2014.02.07 806
23 술 지게미 마당귀 맴맴 /이혜선 박영숙영 2013.12.19 816
22 [펌글]ㅡ시에 관한 명언 명구 박영숙영 2014.04.02 838
21 쑥부쟁이 꽃의전설 박영숙 2009.11.03 889
20 [스크랩] 위장이 튼튼해지는 최고 음식 4가지 박영숙영 2011.03.16 939
19 죽음 뒤를 볼 수 없다 해도 / 죽음에 대한 ㅡ'시'와 명언 박영숙영 2014.07.02 1014
18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1074
17 또 기다리는 편지/정호승(시와 해설) 박영숙영 2014.06.18 1149
16 [펌]가는 길 /김소월 (시와 해설) 박영숙영 2014.06.18 1224
15 동백꽃 /꽃말 : 기다림, 애타는 사랑 박영숙영 2014.02.07 1264
14 현충일 시 모음 박영숙영 2015.07.06 1453
13 [펌]돌아가는 길/문정희 시모음l 박영숙영 2013.05.20 1480
12 동백꽃 시모음 / 김용택,용혜원, 유치환,서정주, 최영미,이생진 박영숙영 2014.03.29 1512
11 우물에 관한 시 모음> 윤동주의 '자화상' 외 박영숙영 2014.08.03 1680
10 곡비(哭婢)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2.08 1710
9 바람의 아내 / 문정희 시 모음 박영숙영 2013.03.18 2414
8 정호승시인의 대표작 박영숙영 2014.06.26 2475
7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시 해설 박영숙영 2014.05.08 2979
6 11월에 관한 시 모음 박영숙영 2015.06.14 3007
5 6월에 관한 시 모음 박영숙영 2015.07.17 5172
4 씨줄과 날줄의 뜻 / 박영숙영 박영숙영 2020.12.13 6952
3 11월에 관한 시모음 박영숙영 2015.06.14 7835
2 행복에 관한 시 모음 박영숙영 2015.07.17 10762
1 길 위에서/이해인 박영숙영 2015.12.12 11698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57
어제:
94
전체:
887,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