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내 / 문정희 시 모음
2013.03.18 13:39
바람의 아내 / 문정희
'먼지도 빛나게 하는 햇빛' 한줄기 잡아다
내 목에 눈물로 걸어 주려고
언 땅을 헤매이던 그대.
밤이 깊자 뜨락에 돌아와
순한 눈썹으로 잠이 들었네.
잠 속의 잠 속에도
무지개는 끝끝내 아름다워
날개의 파득임에
깊은 궁宮에서는
또 싹이 트고
끈이 무거운 어깨로
울부짖는 소리를 하며 그대는
저 봄 언덕을 서성인다.
갈대의 노래 / 문정희
바람밭이로다.
죽은 여자의 흰 머리칼
흐느끼는 소리.
은비늘 쏟아지는 거울을 들고
어디선가
한 무리의 추운 신발들이 가고 있는데
미친 바람을 끌어 올리며
시리운 노래가 나를 흔드네.
이렇게 눈물나도록 간절한 것은
생각할 수 있다는
아픈 은혜로움에서가 아니라
햇빛이 화살로 꽂혀오는
등어리의 무력과
권태에서가 아니라
그대 이마에 다룽이는
주름살의 서러운
인기척에서가 아니라
비둘기 구구 우는 소리 같은
내 가슴의
공규空閨 때문에서가 아니라
바람밭이로다.
다만 허허벌판에
새들은 먼 하늘로 흘러가고
내가 만든 바람
그 넓고 싱싱한 울음이
나를 흔드네.
시(詩)가 나무에게 / 문정희
나무야, 너 왜 거기 서 있니?
걸어 나와라
피 흘려라
푸른 심장을 꺼내 보여다오
해마다 도로 젊어지는 비밀을
나처럼 언어로 노래해 봐
네 노래는 알아들을 수가 없지만
너무 아름답고 무성해
나의 시 속에 숨어 있는 슬픔보다
더 찬란해
땅속 깊은 곳에서 홀로
수액을 끌어올리며 부르던 그 노래를
오늘은 걸어 나와
나에게 좀 들려다오
나무야, 너 왜 거기 서 있니?
신록 / 문정희
고향이 멀어
슬픈 사람들에겐
뜻없이 눈부신 신록의 날씨도
칼처럼 아프다
채찍처럼 무겁다
고향은 만리 밖
노자는 없는데
뜻없이 계절은 신록이어서
미치도록 푸르게 소리지르면
고향에 못 가
슬픈 사람들은
온몸에 푸른 멍든다
풀 길 없는 강물에
두 눈 멀고 만다.
돌아가는 길 / 문정희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 데도 없다
부질없이 두 손 모으지 마라
완성이라는 말도
다만 저 멀리 비켜서거라
표류 / 문정희
사람들은 모두
푸른 옷자락 휘날리며 저만치 가고
나 홀로
노란 햇속에 떠 있다.
너 언제부터 날 기다렸느냐
참 낯익은 노을
내 아버지의 허망이 나를 만들어
내 어머니의 수치가 나를 만들어
내 피는 캄캄하구나
살점을 저며내는 살얼음 위에
숨만 크게 쉬어도
하늘이 부서져 내리는 소리
나는
그곳에서 살고 있다.
과거 진행형으로 우는 음악 / 문정희
'부르흐'를 듣는다.
'부르흐'속에서 사랑을 꺼낸다.
그렇게 아팠었구나
음악이 과거 진행형으로 울고 있다
나의 그 어느 기도가 하늘에 닿아
너를 내 앞에 갖다 놓았을까
시작하고 부서지고 돌아오지 않는 …
'부르흐'는 나를 피도 없이
피 흘리게 한다.
사랑은 불이 아님을 / 문정희
사랑은 불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잎새에 머무는 계절처럼
잠시 일렁이면
나무는 자라고
나무는 옷을 벗는
사랑은 그런 수긍 같은 것임을.
그러나 불도 아닌
사랑이 화상을 남기었다.
날 저물고
비 내리지 않아도
저 혼자 흘러가는
외롭고 깊은
강물 하나를.
불면 / 문정희
사막을 걸었다.
흐르는 모래 위의
달빛에 감기어
끈끈한 비밀들이
몸 비비는 소리.
더러는 하얀 빛을
지우지 못하여
지금 모든 뜰의
꽃잎들은 흔들리고 있다.
내가 때 묻은 만큼
빛나는 손톱 끝에서
바람이 변하여
비가 내리고
벗어나지 못하는
슬픈 둘레
그 사이에 끼인
뜨거운 하늘을 이고
내가 떠오르고 있었다.
이상한 소식 /문정희
봄이 되면
조용히 다가와
손목을 잡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무어라 부르는지
아직 그 이름을 모르지만
저 쓸쓸하고 낮은 산의 어깨 위에
조용히 푸르름을 얹는 것이 있습니다
새로 오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고 합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은
오늘을 빛나게 하는 별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도 슬픈 것도 아닌 것
아니, 아름답고 슬픈 것
그것을 무어라 부르는지
아직 그 이름을 모르지만
봄이 되면
조용히 다가와
손목을 잡는 것이 있습니다.
'먼지도 빛나게 하는 햇빛' 한줄기 잡아다
내 목에 눈물로 걸어 주려고
언 땅을 헤매이던 그대.
밤이 깊자 뜨락에 돌아와
순한 눈썹으로 잠이 들었네.
잠 속의 잠 속에도
무지개는 끝끝내 아름다워
날개의 파득임에
깊은 궁宮에서는
또 싹이 트고
끈이 무거운 어깨로
울부짖는 소리를 하며 그대는
저 봄 언덕을 서성인다.
갈대의 노래 / 문정희
바람밭이로다.
죽은 여자의 흰 머리칼
흐느끼는 소리.
은비늘 쏟아지는 거울을 들고
어디선가
한 무리의 추운 신발들이 가고 있는데
미친 바람을 끌어 올리며
시리운 노래가 나를 흔드네.
이렇게 눈물나도록 간절한 것은
생각할 수 있다는
아픈 은혜로움에서가 아니라
햇빛이 화살로 꽂혀오는
등어리의 무력과
권태에서가 아니라
그대 이마에 다룽이는
주름살의 서러운
인기척에서가 아니라
비둘기 구구 우는 소리 같은
내 가슴의
공규空閨 때문에서가 아니라
바람밭이로다.
다만 허허벌판에
새들은 먼 하늘로 흘러가고
내가 만든 바람
그 넓고 싱싱한 울음이
나를 흔드네.
시(詩)가 나무에게 / 문정희
나무야, 너 왜 거기 서 있니?
걸어 나와라
피 흘려라
푸른 심장을 꺼내 보여다오
해마다 도로 젊어지는 비밀을
나처럼 언어로 노래해 봐
네 노래는 알아들을 수가 없지만
너무 아름답고 무성해
나의 시 속에 숨어 있는 슬픔보다
더 찬란해
땅속 깊은 곳에서 홀로
수액을 끌어올리며 부르던 그 노래를
오늘은 걸어 나와
나에게 좀 들려다오
나무야, 너 왜 거기 서 있니?
신록 / 문정희
고향이 멀어
슬픈 사람들에겐
뜻없이 눈부신 신록의 날씨도
칼처럼 아프다
채찍처럼 무겁다
고향은 만리 밖
노자는 없는데
뜻없이 계절은 신록이어서
미치도록 푸르게 소리지르면
고향에 못 가
슬픈 사람들은
온몸에 푸른 멍든다
풀 길 없는 강물에
두 눈 멀고 만다.
돌아가는 길 / 문정희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 데도 없다
부질없이 두 손 모으지 마라
완성이라는 말도
다만 저 멀리 비켜서거라
표류 / 문정희
사람들은 모두
푸른 옷자락 휘날리며 저만치 가고
나 홀로
노란 햇속에 떠 있다.
너 언제부터 날 기다렸느냐
참 낯익은 노을
내 아버지의 허망이 나를 만들어
내 어머니의 수치가 나를 만들어
내 피는 캄캄하구나
살점을 저며내는 살얼음 위에
숨만 크게 쉬어도
하늘이 부서져 내리는 소리
나는
그곳에서 살고 있다.
과거 진행형으로 우는 음악 / 문정희
'부르흐'를 듣는다.
'부르흐'속에서 사랑을 꺼낸다.
그렇게 아팠었구나
음악이 과거 진행형으로 울고 있다
나의 그 어느 기도가 하늘에 닿아
너를 내 앞에 갖다 놓았을까
시작하고 부서지고 돌아오지 않는 …
'부르흐'는 나를 피도 없이
피 흘리게 한다.
사랑은 불이 아님을 / 문정희
사랑은 불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잎새에 머무는 계절처럼
잠시 일렁이면
나무는 자라고
나무는 옷을 벗는
사랑은 그런 수긍 같은 것임을.
그러나 불도 아닌
사랑이 화상을 남기었다.
날 저물고
비 내리지 않아도
저 혼자 흘러가는
외롭고 깊은
강물 하나를.
불면 / 문정희
사막을 걸었다.
흐르는 모래 위의
달빛에 감기어
끈끈한 비밀들이
몸 비비는 소리.
더러는 하얀 빛을
지우지 못하여
지금 모든 뜰의
꽃잎들은 흔들리고 있다.
내가 때 묻은 만큼
빛나는 손톱 끝에서
바람이 변하여
비가 내리고
벗어나지 못하는
슬픈 둘레
그 사이에 끼인
뜨거운 하늘을 이고
내가 떠오르고 있었다.
이상한 소식 /문정희
봄이 되면
조용히 다가와
손목을 잡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무어라 부르는지
아직 그 이름을 모르지만
저 쓸쓸하고 낮은 산의 어깨 위에
조용히 푸르름을 얹는 것이 있습니다
새로 오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고 합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은
오늘을 빛나게 하는 별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도 슬픈 것도 아닌 것
아니, 아름답고 슬픈 것
그것을 무어라 부르는지
아직 그 이름을 모르지만
봄이 되면
조용히 다가와
손목을 잡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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