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 고백 /문정희

2014.03.29 21:46

박영숙영 조회 수:168 추천:41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의 손이 언제나 욕망을 쥐는 데만

사용되고 있다는 말도 거짓임을 압니다.

솨아솨아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 보면

무엇을 쥐었을 때보다

그저 흘려보낸것이 더 많았음을 압니다.

처음 다가든 사랑조차도

그저 흘려보낸 것이 더 많았음을 압니다.

처음 다가든 사랑조차도

그렇게 흘려보내고 백기처럼

오래 흔들었습니다.

대낮인데도 밖은 어둡고 무거워

상처 입은 짐승처럼

진종일 웅크리고 앉아

숨죽여 본 사람은 압니다.

아무 욕망도 없어 캄캄한 절벽

어느새 초침을 닮아버린 우리들의 발걸음

집중 호우로 퍼붓는 포탄들과

최신식 비극과

햄버거처럼 흔한 싸구려 행복들 속에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생매장된 동물처럼

일어설 수도 들여다보고 있으면

생매장된 동물처럼

일어설 수도 걸어갈 수도 없어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솨아 솨아 흘려보낸 작은 오속길이

와락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유튜브 박영숙영 영상'시모음' 박영숙영 2020.01.10 104
공지 우리나라 국경일 박영숙영 2015.07.06 341
공지 우리나라에는 1년 중 몇 개의 국경일이 있을까요? 박영숙영 2015.07.06 1635
공지 무궁화/ 단재 신채호 박영숙영 2015.06.16 277
공지 무궁화, 나라꽃의 유래 박영숙영 2015.06.16 710
공지 ★피묻은 肉親(육친)의 옷을 씻으면서★ 박영숙영 2014.10.19 442
공지 [펌]박정희 대통령의 눈물과 박근혜의 눈물 박영숙영 2014.06.14 413
공지 박정희 대통령의 눈물 / 머리카락도 짤라 팔았다 박영숙영 2014.05.28 376
공지 어느 독일인이 쓴 한국인과 일본인 ** 박영숙영 2011.08.02 500
공지 저작권 문제 있음 연락주시면 곧 지우겠습니다. 박영숙영 2014.02.08 211
113 곡비(哭婢)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2.08 1712
112 의 자 / 이정록 박영숙영 2014.02.08 199
111 남자를 위하여 문정희 박영숙영 2014.02.11 668
110 사랑하는 사마천 당신에게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2.13 529
109 요새는 왜 사나이를 만나기 힘든지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2.13 216
108 멍 /박형준 박영숙영 2014.03.29 446
107 어머니의 동백꽃/도종환 박영숙영 2014.03.29 364
106 동백꽃 시모음 / 김용택,용혜원, 유치환,서정주, 최영미,이생진 박영숙영 2014.03.29 1512
105 동백꽃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3.29 315
104 사람의 가을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3.29 198
» 손의 고백 /문정희 박영숙영 2014.03.29 168
102 가면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3.29 193
101 "나는 시 속에서 자유롭고 용감하고 아름답다" 문정희시인 박영숙영 2014.03.29 598
100 딸아 연애를 하라 /문정희 박영숙영 2014.03.29 264
99 [펌글]ㅡ시에 관한 명언 명구 박영숙영 2014.04.02 839
98 한밤중에 ―문정희 박영숙영 2014.05.08 130
97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시 해설 박영숙영 2014.05.08 2979
96 찔레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5.08 159
95 내 사랑은/문정희 박영숙영 2014.05.08 381
94 “응”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5.08 457
93 신록 / 문정희 박영숙영 2014.05.08 178
92 하늘에 쓰네 /고정희 박영숙영 2014.05.08 148
91 봄비 /고정희 박영숙영 2014.05.08 134
90 사랑법 첫째 / 고정희 박영숙영 2014.05.08 219
89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박영숙영 2014.05.08 261
88 가을 편지/고정희 박영숙영 2014.05.08 174
87 그리움 속으로 /문정희 박영숙영 2014.05.11 192
86 나는 엄마의 어린 딸 / 어머니에 관한 시 모음 박영숙영 2014.05.14 480
85 엄마의 염주 /외 어머니에 관한 시 모음 박영숙영 2014.05.14 542
84 사모곡(思母曲) 아리랑/ 외 박영숙영 2014.05.14 162
83 봄의 시모음/ 노천명 외 박영숙영 2014.05.14 375
82 봄을 위하여 /천상병 외 박영숙영 2014.05.14 314
81 - 스펜서 존슨의 《선물》 중에서 - 박영숙영 2014.05.22 228
80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아하! 이런 글도 있구나 ! " 하고 복사했습니다 박영숙영 2014.05.28 192
79 [펌]가는 길 /김소월 (시와 해설) 박영숙영 2014.06.18 1225
78 [펌]사랑의 노래 /신경림(시와해설) 박영숙영 2014.06.18 385
77 [ 적멸에게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157
76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1074
75 <수선화에게>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98
74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569
73 거짓말의 시를 쓰면서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465
72 아버지의 나이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167
71 술 한잔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370
70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126
69 미안하다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193
68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박영숙영 2014.06.18 367
67 또 기다리는 편지/정호승(시와 해설) 박영숙영 2014.06.18 1150
66 빈 깡통 허공을 날다 / 김용언 박영숙영 2014.06.19 215
65 나무의 / 김용언 박영숙영 2014.06.19 219
64 - 존 로크의 《독서에 관하여》 중에서 - 박영숙영 2014.06.25 131
63 찔레 /문정희 박영숙영 2014.06.26 216
62 정호승시인의 대표작 박영숙영 2014.06.26 2481
61 [펌]이 외수의 글쓰기 비법 박영숙영 2014.06.29 124
60 죽음 뒤를 볼 수 없다 해도 / 죽음에 대한 ㅡ'시'와 명언 박영숙영 2014.07.02 1015
59 늑대/도종환 박영숙영 2014.07.16 162
58 이제 누가 헝클어진 머리 빗겨 주나 박영숙영 2014.07.31 167
57 우물에 관한 시 모음> 윤동주의 '자화상' 외 박영숙영 2014.08.03 1683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4
어제:
133
전체:
888,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