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홍인숙시인

2007.11.16 14:42

강학희 조회 수:588 추천:62




        홍인숙시인님의 '미역국을 끓이며' 시낭송


        미역국을 끓이며 / 강학희


        마른 미역 한줌 물에 담근다
        미역은 불어도 검은 물이 우러나지 않는다
        미역은 검은 것일까?

        씻은 미역을 끓인다
        뽀얗게 우러나는 국물
        비릿한 엄마의 젖 맛이 난다 미역은 검어도
        보이지 않는 속살은 젖살처럼 뽀얄 것이다
        끓이면 진국이 되는
        미역 같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탯줄은 잘렸어도 나는 아직도
        미완의 존재, 보이는 몸과 보이지 않는
        생각으로 태어나 평생토록 하는 일이란
        생겨나는 눈의 물을 닦아내고
        보이는 것 속의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매는 일
        더러 벅찬 일에 마음이 달아나도 속을 끓이는 건
        미처 보지 못한 불투명한 무엇인가를
        투명하게 보고 싶은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역을 끓인다
        미역은 검어도 흰 물이 우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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