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2004.07.28 10:18
해바라기
낡은 선풍기가
날개를 흔들어 바람을 건네 온다
삐걱 이며 돌아가는 그 틈새에서 꽃들은 신나게 피었다 신나 향을 어둠 저편으로 구겨 넣으면서 나는 인쇄기를 돌린다 긴 목을 늘어 뜨린 선풍기가 잠시 숨을 죽이자 나도 그만 목이 꺽여와 머리를 박았다 필름이 흰자위를 뒤집고 고무 벨트는 연신 헛바퀴를 돌렸다 한 점 꽃잎 찍혀 나가지 않는 필름 위로 무거운 머리를 들어 가까스로 네 얼굴을 들여다본다
400촉 백열등 곧 터질 듯해,
울음을 쏟으면서 여름밤을 환하게 꽃 피웠다.
낡은 선풍기가
날개를 흔들어 바람을 건네 온다
삐걱 이며 돌아가는 그 틈새에서 꽃들은 신나게 피었다 신나 향을 어둠 저편으로 구겨 넣으면서 나는 인쇄기를 돌린다 긴 목을 늘어 뜨린 선풍기가 잠시 숨을 죽이자 나도 그만 목이 꺽여와 머리를 박았다 필름이 흰자위를 뒤집고 고무 벨트는 연신 헛바퀴를 돌렸다 한 점 꽃잎 찍혀 나가지 않는 필름 위로 무거운 머리를 들어 가까스로 네 얼굴을 들여다본다
400촉 백열등 곧 터질 듯해,
울음을 쏟으면서 여름밤을 환하게 꽃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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