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
2004.09.21 03:55
마지막 껍질 / 정어빙
어릴 적엔 알몸으로 온 동네를 뛰어 다녔다
할머니는 엉덩이를 철썩 치시며
"그놈의 고추 잘도 생겼다" 하셨다
그래도 부끄러운지 몰랐다
온늘은
제일 좋아하는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름 하나 남길 수 없는 부끄러움에
나무 판자 속에 숨는다
그 곱던 알몸에
얼마나 상처가 많길레
흙으로 덮고
또
들풀로도 덮을까
이제
때려줄 할머니도
맞을 엉덩이도 없다
- 미주 문학 추천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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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학희 선생님
보내주신 사진은 잘 받았습니다. 그렇지요, 사진을 찍다 보면 본인은 항상 빠지게
되지요. 그래도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이 카메라를 가져와서 못난 이놈의 얼굴도 몇
군데서 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사진은 CD에 담아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편지는 빼 먺고,
이렇게 늦은 것은 아름다운사람 그림자라도 좀더 옆에 두고 싶어서 . .
. 입술이 촉촉해서 침은 안 발랐습니다,
유봉희 선생님도 안녕 하시지요. 강선생님 계시는 곳엔 항상 유선생님이 계셔서
따로 CD를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사진땜에 한번 더 만나시라구.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다음 다음날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LA에서 정어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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