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는 물을 마시고
2005.11.13 10:30
산 자는 물을 마시고
- 장미숙(초원)
난 네가 죽은 줄 알았어
소파에 기대어 눈 감은 아버님
영원의 꿈길로 걸음 하시어
황망히 장례 모시고 돌아오니
푸르던 화초 잎들
기력 잃고 누워 있던 걸
물 주어도 꼼짝 않던
넌 깊게 살아있었어
물만 주면 더디 라도 일어나
푸른 기지개를 펴는데
갑작스레 돌아가신 게 아니었어
내일 비가 온다니 오늘 와서
벼 마당 거두라 시던 아버님
생전에 울던 꿈에게
몇 모금 물이 부족했던 거야
생과 사
물 몇 모금 차이
산 자는 물을 마시고
죽은 자는 물을 토하고.
**
지난 11/2 . 시아버님께서 선종하셨어요.
항상 창의적이시던 아버님께서 살아계신 동안 접지 못한
꿈의 흔적들이 더욱 안타깝게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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