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수녀님의 편지
2008.09.08 11:27
[이해인 수녀님 맑은편지] 법정 스님께... 스님,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립니다. 비오는 날은 가벼운 옷을 입고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던 스님, 꼿꼿이 앉아 읽지 말고 누워서 먼 산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소리내어 읽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하시던 스님. 가끔 삶이 지루하거나 무기력해지면 밭에 나가 흙을 만지고 흙 냄새를 맡아 보라고 스님은 자주 말씀하셨지요
[법정스님 밝은편지] 이해인 수녀님께... 수녀님, 광안리 바닷가의 그 모래톱이 내 기억의 바다에 조촐히 자리잡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재난들로 속상해 하던 수녀님의 그늘진 속뜰이 떠오릅니다. 사람의, 더구나 수도자의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기만 한다면 자기 도취에 빠지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어떤 역경에 처했을 때 우리는 보다 높은 뜻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수 없고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날 이런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였다. 혼자 바람 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법정스님-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소리, 우는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 소리,불평일랑 하지를 마소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척, 어수룩 하소 그렇게 사는것이 평안하다오.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친구여! 돈,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해도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친구여!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죽을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 잔 사주고 불쌍한 사람 보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푼 줄 돈 있어야 늙으막에 내 몸 돌봐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리 말이지만 이것은 사실이라오 <embed src="http://www.jeilobgy.com/music/NO16.asf" type="text/plain" hidden="true" allowscriptaccess="never" loop="-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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