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무엇으로 만나리...
2003.06.15 14:00
우리 무엇으로 만나리..../강학희
하 속상한 날은
나를 데려다 산山에 놓으면
산은 내가 되고
나는 산이 되어
한동안은 묵묵히 듣는
산사람이 됩니다
하 억울한 날은
나를 데려다 바다에 놓으면
파도는 내가 되고
나는 바다가 되어
한동안은 묵묵히 쓸어담는
바다사람이 됩니다
종이 공부는 가슴앓이엔 무용지물
산이 들어주고 바다가 울어주어도
참 바보 같은 나는 또 잊어버리고
사람의 소리만 듣습니다
그래도 그저 거기서 기다리며
말 없이 들어주고 한없이 품어주는
그대, 다음 생엔
우리 무엇으로 다시 만나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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