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한점 바람이고 싶어라

2003.07.09 21:04

강학희 조회 수:376 추천: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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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저 한점 바람이고 싶어라 / 강학희

    • -소년 소녀 가장 맞은 날-


    • 그저 한점 바람으로

    • 헐렁한 어느 집 창틈으로 스며들어

    • 냉기서린 방

    • 다리 동아리 내놓고

    • 잠든 아비없는 애들

    • 서러움 얼룩진 이부자리 매만지다


    • 그저 한점 바람으로

    • 썰렁한 어느 집 문틈으로 스며들어

    • 뒤틀어진 밥상머리

    • 에미 없는 손자

    • 암죽 먹이는

    • 할미의 떨리는 손길 밀어주다


    • 떠미는대로

    • 하늘가 훨훨 날다

    • 남은 옷자락일랑

    • 헐벗은

    • 나무에 걸쳐주고

    • 이름 없는 뫼자리 휘돌아


    • 어느 날 거기 앉을

    • 유랑 길

    • 앉은 곳이 쉴 곳

    • 누운 곳이 시작인 곳에

    • 흔적 없이 머무는

    • 그저 한점 바람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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