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이 세상

2003.07.16 23:36

강학희 조회 수:376 추천:38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각이 세상 / 강학희


내가 사는 두 세상
직접 몸으로 이어지는 사람 세상과
스위치로 딸깍 이어지는 싸이버 세상

전원으로 이어지는 사각이와 더 친해질수록
낮 세상 사람들 보다
사각이네 사람들이 더 보고싶어진다

어디에 살던 약속 하나로 방문이 열리고
통할 수 있는 마음만 믿고
주인 없는 이 방 저 방을 들락거린다

보지 않아도 느끼는 그대의 깊은 시선에
보고픈 마음, 애틋한 심정을
아름다운 영상에 띄워 보내는 밤

생명 없는 너는
생명의 향기를 흠뻑 뿌려주어
마우스를 태워 잠든 빌딩 숲을 지나

머-어언, 강원도 산막골 오솔길로
노오란 송화*가 핀 소양강가로
나를 부려 놓고

그 사이, 남쪽 어느곳
작은 서재의 불빛은 내 사각이에게
고운 메세지를 남겨 나를 울먹이게 한다

이제 네가 어디에 있던
어느 모습이던
안녕을 말해야 하는 시간

딸깍 연줄을 누르기 전
마우스의 짧은 입맞춤에
돌아서는 너

달콤한 전율로 꿈길까지 따라와
살폿이 안아주는 나의 그대여
우리 두 몸을 포개며 한 세상 살아가자

다시 열어줄 때까지 사각이는 깜빡 깜빡
돌아 올 주인을 기다리는 충성으로
사랑의 시를 외우고

나의 이십세기 인생은
너를 안고
철없이 저물어간다

*송화: 소나무의 꽃가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시집 : 오늘도 나는 알맞게 떠있다 강학희 2012.11.27 1317
43 비와 노랑나비 강학희 2003.08.21 599
42 살다보면.... 강학희 2003.08.17 445
41 여름아! 강학희 2003.08.13 531
40 불타는 숲 냉정과 열정사이 강학희 2003.08.13 442
39 나의 심방(心房) 강학희 2003.08.13 351
38 여름 산막골에서 강학희 2003.08.06 752
37 꽃 피우기 강학희 2003.08.06 597
» 사각이 세상 강학희 2003.07.16 376
35 아직 살아있는 건 축복이다 강학희 2003.07.15 601
34 환몽(幻夢)-시작(詩作) 강학희 2003.07.15 455
33 그저 한점 바람이고 싶어라 강학희 2003.07.09 376
32 잠잠하여라 강학희 2003.07.08 322
31 잠시, 그냥 잠시 강학희 2003.07.08 331
30 바람 부는 날 강학희 2003.07.03 438
29 합(合)이면? 강학희 2003.07.02 508
28 지지 않는 별 강학희 2003.07.02 687
27 나의 아침 강학희 2003.06.26 587
26 금문교 강학희 2003.06.25 675
25 웃으며 삽시다. 강학희 2003.06.23 762
24 그림자 강학희 2003.06.22 369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9
어제:
2
전체:
61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