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 빵을 먹으며
2003.08.29 16:54
호밀 빵을 먹으며 / 강학희 씹으면 씹을수록 구수하게 입안으로 번지는 투박한 무공해 밀빵, 퇴원한 친구에게 보낸 우정의 맛이다 따끈한 호밀 빵 한덩이 성심을 뜯어먹으니 밀알 하나에서 한 덩이 빵까지 天佑神助(천우신조)의 긴 여로가 열린다 내 안으로 가득한 노란 바다를 헤쳐나가는 농부*의 낫질 소리 만종의 기도가 어우러져 내 작은 우주 속에서 농사를 짓는다 피와 살 속으로 흐르는 데메테르*의 정기가 온 몸을 데우고 나는 우물우물 되새김질하는 순한 황소처럼 시간의 콧두레를 꿰고 밀밭으로 간다. *반고흐의 노란 바다를 헤쳐나가는 농부 *데메테르 :곡물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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