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온 고향
2003.11.06 12:49
돌아 온 고향엔... / 강학희
그 때 산모퉁이 돌아설 때
흐린 시야에 꽂히던
어여 가! 흔들리던 손사래,
젖어 오그라들던 홑적삼 옷고름,
못본척
모작스레 돌아서던
마지막 고향, 어매는
"저등""저등" 우는 붉은 새 되시었는 가
허허한 바람 속
잡초만 삐죽 삐죽 솟은 무덤가
차마 허물지 못했던 등짐에서
하나 둘
쏟아지는 시퍼런 나비떼
그저 "저등" "저등" 우는 울음 업고
건너는 한(恨)의 바다
이제사 밑도끝도 없는
그 바다를 넘으시는 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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