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2003.12.03 14:26
석류 / 강학희 삼 년 넘도록 몸살만 앓더니 마침내 눈물 같은 붉은 꽃 머금고 맺힌 너 기-이인 애달픔 알알이 채우고 가지가 땅으로 낮아져가니 대견하기만 하다 터질 듯 차 오르는 모습 차마 안쓰러 참다, 참다 그 붉은 가슴 열기만 고대했더니 그예 이 아침 만삭의 가슴 저-어억 벌리고 벌건 살점 내놓은 부끄러운 미소로 나를 맞으니 오십 년을 앓아도 열지 못하는 미숙함이 미안하여 고개 숙인 채 만개하지 못한 나를 바라본다. *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 한인 문학 대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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