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2003.12.03 14:26

강학희 조회 수:467 추천:46

석류 / 강학희


삼 년 넘도록 몸살만 앓더니
마침내 눈물 같은 붉은 꽃 머금고
맺힌 너 
기-이인 애달픔 알알이 채우고
가지가 땅으로 낮아져가니
대견하기만 하다

터질 듯 차 오르는 모습
차마 안쓰러
참다, 참다
그 붉은 가슴 열기만 고대했더니

그예 이 아침
만삭의 가슴 저-어억 벌리고
벌건 살점 내놓은 부끄러운 미소로
나를 맞으니 
오십 년을 앓아도 열지 못하는
미숙함이 미안하여
고개 숙인 채
만개하지 못한 나를 바라본다.

*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 한인 문학 대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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