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와 읽기의 산책

2003.12.27 08:45

강학희 조회 수:395 추천:58

보기와 읽기의 산책 / 강학희

꽃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꽃을 바라보는 마음이 아름다운 때인가 보다
같은 꽃이 애잔해 울고 싶은 건
내 마음의 서러움이다.

향이 향기로운 건
향을 갖고싶은 향기로운 마음이 열릴 때인가 보다
같은 향이 역겨워 고개를 돌리 게 되는 건
내 마음의 언짢음이다.

마음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그 모습 그대로 만드신 귀한 손길에 감사할 때인가 보다
보이는 것을 내 의미로 읽는 순간
눈빛이 달라짐이다.

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기 위해
내 감정을 입혀 읽지 말고
아까운 눈으로 보는 마음자리에 머무르자
주문처럼 외면서 거리를 나선다.

꽃수레에서 꽃을 고르는 남자
참 아름다워 보인다.
(실은 금방 시들 걸! 망설이는 걸지도...)

꽃을 받아드는 여자
참 행복해 보인다.
(실은 한 송이라니! 못마땅한 걸지도....)

꽃을 파는 아줌마
참 다정스러워 보인다.
(실은 한 송이 사려 뒤적이긴! 속상할지도..)
           .
           .
           .
           .
긍정적로 보이는 것 말고
부정적으로 읽은 것은 쓰레기통에 버리며 길을 걷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시집 : 오늘도 나는 알맞게 떠있다 강학희 2012.11.27 1317
23 문신을 그리던 시절 강학희 2003.06.10 414
22 말. 말, 말 세상 강학희 2005.08.07 413
21 꽃과 사람 1 강학희 2003.06.08 409
20 넘어지지 않는 남자 강학희 2003.11.27 403
19 그대에게 강학희 2004.12.27 396
» 보기와 읽기의 산책 강학희 2003.12.27 395
17 가을 밤에는... 강학희 2004.10.10 393
16 산다는 건. 2 강학희 2004.05.12 393
15 푸른 밤 푸른 강 강학희 2003.06.10 391
14 사각이 세상 강학희 2003.07.16 376
13 그저 한점 바람이고 싶어라 강학희 2003.07.09 376
12 열매 맺히는가? 강학희 2003.11.01 372
11 바람 소리 강학희 2003.06.13 371
10 단심(丹心) 강학희 2003.09.04 369
9 그림자 강학희 2003.06.22 369
8 내 손에게 강학희 2003.06.22 356
7 나의 심방(心房) 강학희 2003.08.13 351
6 찔려도 좋은 바늘 강학희 2004.07.26 350
5 ? (물음의 자괴감) 강학희 2003.06.10 350
4 문門.1 강학희 2005.02.25 345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4
어제:
9
전체:
610,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