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와 읽기의 산책
2003.12.27 08:45
보기와 읽기의 산책 / 강학희
꽃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꽃을 바라보는 마음이 아름다운 때인가 보다
같은 꽃이 애잔해 울고 싶은 건
내 마음의 서러움이다.
향이 향기로운 건
향을 갖고싶은 향기로운 마음이 열릴 때인가 보다
같은 향이 역겨워 고개를 돌리 게 되는 건
내 마음의 언짢음이다.
마음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그 모습 그대로 만드신 귀한 손길에 감사할 때인가 보다
보이는 것을 내 의미로 읽는 순간
눈빛이 달라짐이다.
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기 위해
내 감정을 입혀 읽지 말고
아까운 눈으로 보는 마음자리에 머무르자
주문처럼 외면서 거리를 나선다.
꽃수레에서 꽃을 고르는 남자
참 아름다워 보인다.
(실은 금방 시들 걸! 망설이는 걸지도...)
꽃을 받아드는 여자
참 행복해 보인다.
(실은 한 송이라니! 못마땅한 걸지도....)
꽃을 파는 아줌마
참 다정스러워 보인다.
(실은 한 송이 사려 뒤적이긴! 속상할지도..)
.
.
.
.
긍정적로 보이는 것 말고
부정적으로 읽은 것은 쓰레기통에 버리며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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