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의 방

2003.12.28 13:32

강학희 조회 수:532 추천: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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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의 방 / 강학희

하늘을 베고
풀들의 귀를 달고 들녘에 누으면
바람과 바람, 빛과 빛,
꿈과 꿈 사이의 길이 열린다

거칠던 숨결
욕망을 업고 마냥 춤추던 시간과
그 행간의 구름과 바람도
전혀 버겁지가 않다

저 가고 싶은 곳으로
몸을 푸는 시간과 나,
잡아야 할 것도
잡지 말아야 할 것도 없는
집(執)없는 들녘의 방이다

들녘의 방엔
꿩의 바람이든 매발톱이든 토끼풀이든
강아지이든 깽깽이든
도깨비나 등갈퀴 개망초 큰땅빈대 모두모두
그대로 어울려 산다

있는 그대로
다름이 가시가 되지 않는 들녘의 방은
지친 몸이 쉬는 영혼의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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