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인
2004.04.07 12:10
어떤 시인 / 강학희
그가 떠나면서
내 것을 달라고했다
난 참 많이 가졌다고 생각 했는데...
그에게 주려고 아무리 찾아보아도
내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서랍 안에 있는 것들,
그 것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게 머물 뿐
그를 빈손으로 보낼까
밤새 뒤척여도
나만이 줄 수 있는
내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마음은 이쪽
몸은 벌써 저쪽으로
그렇게 흘러가야 할 시간
떨리는 손으로
그의 어깨를 돌려 세워
가만히 손을 잡아
내 것을 쥐어 보냈다
그 밤 신음하던 시 한 수,
그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내 것이 아니었다
내 것이 없었다면 참 많이 울었을 것이다.
스토리 문학 11. 2004 발표
그가 떠나면서
내 것을 달라고했다
난 참 많이 가졌다고 생각 했는데...
그에게 주려고 아무리 찾아보아도
내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서랍 안에 있는 것들,
그 것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게 머물 뿐
그를 빈손으로 보낼까
밤새 뒤척여도
나만이 줄 수 있는
내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마음은 이쪽
몸은 벌써 저쪽으로
그렇게 흘러가야 할 시간
떨리는 손으로
그의 어깨를 돌려 세워
가만히 손을 잡아
내 것을 쥐어 보냈다
그 밤 신음하던 시 한 수,
그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내 것이 아니었다
내 것이 없었다면 참 많이 울었을 것이다.
스토리 문학 11. 2004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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