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한계
2004.05.08 01:35
슬픔의 한계 / 강학희 -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언니의 영전 앞에서- 떠남은 뒷자락에 핏물을 뿌리는 생살을 찢는 아픔 멀거니 바라보기보다는 차라리 같이 가고싶던 시절에도 그 것은 어찌 할 수 없이 받아야만 할 몫이었다 하나 둘 소중한 사람들이 떠남은 그냥 찢겨야하는 서러움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끝없는 분노의 시장기였다 슬픔은 목이 차도록 차지 않으면 돌아서지 않는 공복 삭신의 진을 모조리 뽑은 후에야 한 줄기 숨통을 틔워 소망의 여린 밥알을 넣어주는 철두철미한 손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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