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한계

2004.05.08 01:35

강학희 조회 수:418 추천:44

슬픔의 한계 / 강학희
        -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언니의 영전 앞에서-


떠남은
뒷자락에 핏물을 뿌리는
생살을 찢는 아픔

멀거니 
바라보기보다는 차라리
같이 가고싶던 시절에도

그 것은
어찌 할 수 없이
받아야만 할 몫이었다

하나 둘 
소중한 사람들이 떠남은
그냥 찢겨야하는 서러움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끝없는 분노의 시장기였다

슬픔은
목이 차도록 차지 않으면
돌아서지 않는 공복

삭신의
진을 모조리 뽑은 후에야
한 줄기 숨통을 틔워

소망의 
여린 밥알을 넣어주는
철두철미한 손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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