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2006.02.02 23:36

강학희 조회 수:1214 추천:124

소나무 / 강학희


소나무, 누가 이름 붙였을까?
소+나무 = 소나무

소와 나무,
소처럼 서있는 나무의 진득함이
나무처럼 서있는 소의 우직함이
땅 밖에 모르는 시골 노부老夫 같은  
소나무,
사시사철 흙 같은 아비 몸에
뜯어내도, 뜯어내도 키우는 것 밖에 모르는
어미의 푸른 살이 촘촘 돋아있는
소의 나무,
두둑한 등줄기에 기대면
박토를 가는 숨소리 들리는
사시사철 흙 속 아비의 몸

소.나무,
살아서나 죽어서나
그냥 나를 지긋 바라보는 눈길로
부엌에서 뼈를 끓이고
마을 어귀에서 장승처럼 기다리는
고향 품속 같이
닿으면 진득이 묻어나는 그리움
늘 푸르른

소나무,
사람 같은 나무, 나무 같은 사람,
그 속가슴에 내가 있다.

*미주문학 통권 제 34호 2006년 봄호 발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시집 : 오늘도 나는 알맞게 떠있다 강학희 2012.11.27 1318
143 조이 시인에게 [1] 김영교 2022.12.22 34
142 잠잠하여라 강학희 2003.07.08 322
141 잠시, 그냥 잠시 강학희 2003.07.08 331
140 문門.1 강학희 2005.02.25 345
139 ? (물음의 자괴감) 강학희 2003.06.10 350
138 찔려도 좋은 바늘 강학희 2004.07.26 350
137 나의 심방(心房) 강학희 2003.08.13 351
136 내 손에게 강학희 2003.06.22 356
135 그림자 강학희 2003.06.22 369
134 단심(丹心) 강학희 2003.09.04 369
133 바람 소리 강학희 2003.06.13 371
132 열매 맺히는가? 강학희 2003.11.01 372
131 그저 한점 바람이고 싶어라 강학희 2003.07.09 376
130 사각이 세상 강학희 2003.07.16 376
129 푸른 밤 푸른 강 강학희 2003.06.10 391
128 산다는 건. 2 강학희 2004.05.12 393
127 가을 밤에는... 강학희 2004.10.10 393
126 보기와 읽기의 산책 강학희 2003.12.27 395
125 그대에게 강학희 2004.12.27 396
124 넘어지지 않는 남자 강학희 2003.11.27 403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36
어제:
59
전체:
610,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