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가는 것은
2004.12.27 10:45
굴러가는 것은 / 강학희
- 조화가 근본인 모든 굴렁쇠는 다 제 틀에 맞는 끼임새여야 한다-
털.털.털. 문제 있다
툴.툴.툴. 세워 달라
손가락보다 짧은 못 하나
순간의 궤도에서 찰나의 마찰을 만나
튀어 오를 때
얼마나 깊이 찌를 수 있는 건지
오만五萬마일
탱탱하던 자존심 다 터지고 찢겨
누더기 살점 사이 텅빈 속이 보인다
단단한 것일 수록
여린 부분은 숨겨져 있기 마련
끼임새를 벗은 굴렁쇠가
어디 너 하나 뿐이랴
긴장도 입김을 빼고 내 몸을 더듬는다
그 많은 상처도 충격도 받아안는
내 틀은 얼마나 감사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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