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방울 이야기
2005.03.04 22:31
비누방울 이야기 / 강학희
나 바삐 세상길 가고 있을 때
맨들하고 향긋한 거품에 빠져든 순간
나를 감싸안는 싸-아-한 오색 빛 무리
형언 할 수 없는 감촉
눈조차 뜰 수 없는 찬란함이여
온몸은 황홀, 하늘 머-얼리 떠올라도
환상은 덧없는 꺼풀
잠시 후 스러져야 하는 한 방울의 물방울일 뿐
함께 무리 지어 흘러갈 수 없음이여.
주신 완벽에서 택한 미완의 길을 걸으며
다시는 향기나 매끄러움은 탐하지 않을 것을
그냥 맹물이라 웃지는 않을 것을
아, 한 때의 황홀은 한 생애의 값
다음 생엔 더 멀리 날아가고픈 꿈
아픔으로 터지더라도 말간 눈으로 남고싶다
물방울 하나가 또 하나 품고 품어
돌아오라 하신 물굽이굽이 돌아
끝내 그 바다에 이르고 싶다.
*오레곤 문학 제3호, 2005 발표
나 바삐 세상길 가고 있을 때
맨들하고 향긋한 거품에 빠져든 순간
나를 감싸안는 싸-아-한 오색 빛 무리
형언 할 수 없는 감촉
눈조차 뜰 수 없는 찬란함이여
온몸은 황홀, 하늘 머-얼리 떠올라도
환상은 덧없는 꺼풀
잠시 후 스러져야 하는 한 방울의 물방울일 뿐
함께 무리 지어 흘러갈 수 없음이여.
주신 완벽에서 택한 미완의 길을 걸으며
다시는 향기나 매끄러움은 탐하지 않을 것을
그냥 맹물이라 웃지는 않을 것을
아, 한 때의 황홀은 한 생애의 값
다음 생엔 더 멀리 날아가고픈 꿈
아픔으로 터지더라도 말간 눈으로 남고싶다
물방울 하나가 또 하나 품고 품어
돌아오라 하신 물굽이굽이 돌아
끝내 그 바다에 이르고 싶다.
*오레곤 문학 제3호, 2005 발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시집 : 오늘도 나는 알맞게 떠있다 | 강학희 | 2012.11.27 | 1317 |
123 | 가장 좋은 친구 | 강학희 | 2005.12.11 | 972 |
122 | 단추병 어항의 하오 | 강학희 | 2006.07.16 | 954 |
121 | 꽃과 사람-3 [1] | 강학희 | 2005.10.02 | 953 |
120 | 단추 구멍으로 보다 | 강학희 | 2006.07.16 | 920 |
119 | 홍시와 아버지 | 강학희 | 2004.10.01 | 920 |
118 | 함께라는 말은 | 강학희 | 2006.10.30 | 913 |
117 | 행복의 기억 | 강학희 | 2005.10.02 | 899 |
116 | 정갈한 수저 두벌 | 강학희 | 2004.09.11 | 884 |
115 | 사랑하는 이유 | 강학희 | 2003.06.19 | 876 |
114 | 구멍난 양말 | 강학희 | 2003.06.13 | 848 |
113 | Robert Frost를 열고 덮으며 | 강학희 | 2005.12.11 | 835 |
112 | 그대가 나를 불렀을 때 | 강학희 | 2003.08.21 | 802 |
111 | 비상과 낙하, 그 분기점에서 | 강학희 | 2004.10.30 | 768 |
110 | 웃으며 삽시다. | 강학희 | 2003.06.23 | 762 |
109 | 여름 산막골에서 | 강학희 | 2003.08.06 | 752 |
108 | 환생 | 강학희 | 2003.06.17 | 752 |
107 | 떡갈나무 사랑 | 강학희 | 2003.08.29 | 744 |
106 | 아름다운 말은 아끼지 말자. | 강학희 | 2003.11.28 | 743 |
105 | 국밥 한 그릇의 눈물 | 강학희 | 2005.08.07 | 733 |
104 | 추수감사절 밥상 | 강학희 | 2005.11.18 | 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