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가을
2008.11.10 23:48
어머니의 가을
김희주
양로병원 현관 앞에
어머니가 뒹군다
어머니의 뇌가
이리저리 흩날리는 걸까
하이얀 돌배 꽃이 떨어지고
구슬같은 방울 배가
조롱조롱 달리던 나무 발치에
어느새 낙엽으로 뒹구는 잎새
곱디고운 연지는 어딜 가고
이리저리 얽힌 그물 잎맥만
뇌 세포로 누워있다
간간히
구멍이 숭숭
어머님의 기억이 빠져나간 자리
“아지매요, 어찌 알고 왔능교?”
아지매가 아닌 딸은
돌아서서 가을 눈물을 훔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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