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하얀 치마
2008.11.10 23:53
어머니의 하얀 치마
김 희 주
어디에서 불어올까?
한겨울 빨래 널고 방에 들어오신
어머니의 치마폭에는
늘 상큼한 바람이 있었다
눈 앞에 들어오는
빅베어 산꼭대기에
하얗게 펼쳐진
커다란 어머니의 치마폭
6남매가 매달리고 보채던
치맛자락 거기에 있었네
어머니 보고 싶어
달려간 양로 병실
“엄마, 나 누구지?”
“누군 누구라 내 동생이지”
내 눈물 닦아주던
그 치맛자락
치매 바람에 날아가 버린지
이미 오래이다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어머니의 치맛자락
팔랑팔랑 날아와
내 가슴에
차가운 빙판으로 내린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 | 사는 것이 싫어서 | 김희주 | 2008.11.11 | 287 |
17 | 벼룩떼의 대 이동 | 김희주 | 2008.11.11 | 225 |
16 | 피 검사 | 김희주 | 2008.11.11 | 388 |
15 | 우렁이 빈 껍질 | 김희주 | 2008.11.11 | 360 |
14 | 시 같은 집 | 김희주 | 2008.11.10 | 205 |
» | 어머니의 하얀 치마 | 김희주 | 2008.11.10 | 416 |
12 | 어머니의 가을 | 김희주 | 2008.11.10 | 194 |
11 | 북한산 송추계곡에서 | 김희주 | 2008.11.10 | 391 |
10 | '봄'이라고 | 김희주 | 2008.11.10 | 184 |
9 | 조각달 | 김희주 | 2008.11.10 | 201 |
8 | 태평양 위로 띄우는 글 | 김희주 | 2008.11.07 | 467 |
7 | 친구야, 또 한 해가 간다 | 김희주 | 2008.11.07 | 492 |
6 | 들국화 | 김희주 | 2008.11.07 | 749 |
5 | 토끼 속눈섭처럼 예쁜 동창들 | 김희주 | 2008.11.07 | 671 |
4 | 겨울나무는 발가벗어도 아름답다 | 김희주 | 2008.11.07 | 439 |
3 | 받아서 기쁜 선물 | 김희주 | 2008.11.07 | 494 |
2 | 석류주 | 김희주 | 2008.11.07 | 441 |
1 | 그림자 벽화 | 김희주 | 2008.11.06 | 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