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만남

2003.05.14 13:02

솔로 조회 수:122 추천:9

장소가 장례식이어서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뵙게돼 반가왔습니다.
전 하관식까지 참석하고 돌아왓는데요, 메모리얼 채플에서 하관이 있을 스카이 채플로 천천이 올라가면서 보니까
꽃을 꽂아놓은 한 묘지 앞에 멕시칸 할아버지가 간이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고 계시더군요. 파란 잠바로 쌀쌀한 날씨를 막구요. 곧 영원히 함께 지내게될 분일텐데도 그 시간 마저도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미리 와서 그 곁에서 신문을 읽어주는 그 분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엇습니다.
라디오에서는 17살 먹었다는 테너가수 임형주의 맑은 목소리로 아베마리아가 나오고 잇었습니다. 아~~~ 베~~~ 마~~리~~ 아~~ 하는 동안에 그 자리를 지나쳤지요.
저도 장례행렬을 따라 천천이 천천이 내 자신을 하관할 장소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문득 그 멕시칸 할아버지가 예수님이 아니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죽음과 삶의 그 희미한 경계를 조문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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