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동아줄 김태수
골방에서 벌겋게 달아오른다
지친 어제 붙들고 오늘 연 아침
자신 태운 열기 나눠주려 소신공양 중이다
익어가는 시간 흥건해지도록 열 뿜어내며
소리 없이 죽지 못해 열광熱光하며, 싸우나
사람들 눌러 앉힌 스트레스
타올 위에 올려놓고
싸인 피로 도르르 말아
할 일 앞으로 황급히 떠나는데
아들 혼자 남아 벌겋게 달아오른다
오랜 뙤약볕 텃밭일 버틴 탓일까
쇠죽 끓이던 가마솥 아궁이처럼
얼굴에는 검버섯 번져가고
늙은 세월은 녹슨 화로 되어
떠난 자식들 기다리는데
사립문 안으로 검부적 만 날아든다
쭉나무는 쭉쭉 커 집 둘레에 무성한데
불볕은 이글거리며 여름 키우려, 싸우나
열병 혼자 남아
골방에서 벌겋게 달아오른다
시
2012.08.03 18:05
사우나(미주문학 13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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