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더위와 어머니
동아줄 김태수
무더위 안고 내린 인천 공항
런던 올림픽 열기 만큼 달아오른 중복
섭씨 37도 웃도는 온고을
40년 만에 가장 열 받은 열대야 속으로 들어갔다
뒤척이다 새벽에 설잠 깨고 보면
열려있던 창문 닫혀있고
얇은 모시 홑이불 어느새 내 몸 덮고 있다
더워죽겠는데
창문 닫고 웬 이불 이래요 하면
내가 늙어서 추위를 타니까 하신다
다음다음 날도 또 그랬다
곡괭이처럼 굽은 어머니
시들시들 갈증 난 황토밭에서
가꿔온 싱싱한 여름
아들 밥상에 올려놓고
고추처럼 빨갛고 오이처럼 시원한 어머니 사랑
들깻잎과 상추로 덧싸서 한입 베어 물면
어머니 흙냄새 그윽하게 온몸에 스민다
건강하셔야 혀 삼 년 있다 또 올랑게
나 걱정하지 말고 너희나 건강혀라 이~잉
실버타운 나서며
눈물 감춤과 보임 서로 겨루다
소낙비 햇살 속에 흠뻑 젖는데
바람은 벼포기 속살 키우려
땀 흘리며 말없이 돌보고
울어대는 매미 소리
빛바랜 늙은 소나무 가지 흔들어 댄다
찬 바람 덮고 잔 지난밤
불러온 배탈 재우려는 것처럼
청개구리 푸른 외침
불볕 재우려 비구름 부르는데
돌아온 앵커리지 공항
피서 나온 사람들 돌려보내며
벌써 선들한 가을 불러와
어머니의 모시 홑이불 살그레 펼쳐놓고 있다
시
2012.09.06 07:47
8월 더위와 어머니
조회 수 399 추천 수 123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소설 | 김태수 약력 | 동아줄 김태수 | 2016.11.11 | 634 |
109 | 시 | 독이 있는 버섯 | 동아줄 김태수 | 2011.12.15 | 607 |
108 | 시 | 돋보기 | 동아줄 | 2012.03.02 | 576 |
107 | 시 | 동창 카페[맑은누리문학 14년 여름호] | 동아줄 | 2012.08.18 | 736 |
106 | 행시 | 동행 | 동아줄 | 2013.08.15 | 307 |
105 | 시조 | 된서리[중부문예 12년 11월 24호] | 동아줄 | 2012.11.29 | 400 |
104 | 시 | 라면 | 김태수 | 2011.12.05 | 509 |
103 | 시조 | 만두 | 동아줄 김태수 | 2018.07.06 | 140 |
102 | 시 | 말[맑은누리문학 12년 여름호] | 동아줄 | 2011.12.05 | 709 |
101 | 시 | 망망대해[나성문학 12년 창간호] | 동아줄 | 2011.12.05 | 611 |
100 | 시조 행시 | 메르스 경고 | 동아줄 김태수 | 2015.06.26 | 80 |
99 | 시조 | 명예혁명[17년 문학의 봄 봄호] | 동아줄 김태수 | 2017.03.01 | 49 |
98 | 수기 | 물이 생명과 건강의 원천이다[중앙일보 ‘물과 건강’ 수기 공모 2등 수상작] | 동아줄 | 2014.08.14 | 665 |
97 | 수필 | 미끄러운 세상[재미수필 신인상, 11년 13집][중부문예 13년 2월, 25호] | 동아줄 | 2011.12.05 | 703 |
96 | 시조 | 바둑으로 본 19대 대선 2 | 동아줄 김태수 | 2017.05.07 | 121 |
95 | 바람의 들꽃 사랑 | 동아줄 김태수 | 2011.12.12 | 597 | |
94 | 행시 | 박남기 | 동아줄 김태수 | 2015.05.16 | 127 |
93 | 행시 | 발가락 양말 | 동아줄 | 2012.04.18 | 508 |
92 | 행시 | 별빛 간이역 | 동아줄 | 2015.03.13 | 134 |
91 | 수필 | 볼링 경기[현대수필 13년 여름호] | 동아줄 | 2013.04.02 | 676 |
90 | 시조 행시 | 봄 창에 기대어 | 동아줄 김태수 | 2014.03.22 | 2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