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나물/계간 시평

2014.02.26 04:40

동아줄 조회 수:267 추천:22


국민 나물


동아줄 김태수


나는 누구와도 잘 어울리도록

물세례로 내공 쌓으며 다시 났다  

몸뚱이 잘리는 시련 속에서도

짝꿍 끌어안고 한 몸으로 살며

끓는 물처럼 속 끓는 사람들 보면

속풀이 해장국으로 달래주고

가족 꽃 피우려 홀로 땀 흘리는 사람과

외로움 비벼 어우러진, 참맛 나누며

새살대고 싶어진다

치열한 세상에선 흐물댐 없이 시원함 토해 내며 버티고

마주앉아 나누는 따뜻한 식탁을 소통으로 여긴다

한 줌 무게로 생활 경제를 저울질하여

아쉬움 들의 한숨을 음표 그려 노래하며

함께 해온 애환을 대물리면서

물리지 않는 담백함 속에 담아 녹인다

  



미주 문학 2013년 겨울호 계간 시평/유안진(시인, 서울대 명예교수)

김태수 씨의 <국민 나물>은 콩나물에 대한 작품이다. 특히 채소가 귀한 전 시대에는 겨울철에 집집마다 손쉽게 길어 먹었던 콩나물이었다.
나 같은 올드 세대는 콩나물 하면 가난과 제사 준비가 떠올랐지만, 멀건 콩나물 국, 콩나물 무침, 된장찌개, 김칫국 등등 콩나물이 안 들어가는 음식이 없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몸뚱이 잘리는 시련 속에서 번번이 사워 질로 온몸에 물세례 당하면서 자라나서, 취객의 쓰린 속을 달래주는 속풀이 해장국, 가족 밥상의 반찬 등으로 삶의 애환, 참맛을 나눈다는 내용으로 시상이 매우 좋았다.
그러나 “몸뚱이 잘리는 ‘시련’ 속에서”에서 이미 “몸뚱이가 잘린다”고 앞에서 썼으므로 굳이 ‘시련’이라는 말은 필요 없었다.

그럼에도 “아쉬움 들의 한숨을 음표 그려 노래하며/함께 해온 애환을 대물리면서” 등의 여러 구절 들이 국민 모두의 나물 반찬으로써 콩나물이, 시원한 속풀이, 가족 꽃, 치열한 세상을 사는 이들의 모든 외로움과 서러움과 기쁨과 즐거움의 대표로서의 시적 발상을 잘 표현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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