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엽 송/황 동 규
2009.11.03 05:50
낙 엽 송
황 동 규
가을날 지상에서
잎새 말리며 겨울 날 준비를 하는 그 어느 나무와도
마음먹고 다가가 눈을 맞춰보면
삶의 한 고비를 넘는 마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늘푸른 나무와 잎갈이 나무들 속에 끼어 사는 낙엽송만큼
몸가짐 잘 봐주는 몸뚱어리가 또 어디 있을까?
다른 나무들 속에 없는 듯 살다가
저도 모르는 듯 고요히 황금빛으로 물드는
낙엽송, 주위 나무들과의 그 편안한 보색(補色)!
날이 차가워지면 점차 땅 빛으로 채도(彩度)를 맞추다가
흙빛으로 돌아가기 직전까지 몸 가다듬으며 살다가
첫눈 내릴 때 옷과 살을 한 번에 털어버리는
저 삶의 환한 한 형상!
황 동 규
가을날 지상에서
잎새 말리며 겨울 날 준비를 하는 그 어느 나무와도
마음먹고 다가가 눈을 맞춰보면
삶의 한 고비를 넘는 마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늘푸른 나무와 잎갈이 나무들 속에 끼어 사는 낙엽송만큼
몸가짐 잘 봐주는 몸뚱어리가 또 어디 있을까?
다른 나무들 속에 없는 듯 살다가
저도 모르는 듯 고요히 황금빛으로 물드는
낙엽송, 주위 나무들과의 그 편안한 보색(補色)!
날이 차가워지면 점차 땅 빛으로 채도(彩度)를 맞추다가
흙빛으로 돌아가기 직전까지 몸 가다듬으며 살다가
첫눈 내릴 때 옷과 살을 한 번에 털어버리는
저 삶의 환한 한 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