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2003.01.23 15:07

이용우 조회 수:152 추천:11

토정비결에서 신년운세를 뽑았더니 이렇게 쓰여 있었다.
<재앙의 싹은 과욕을 먹고 자라나니 마땅히 허욕을 버리고 안분자족 할 것이라, 흑룡이 깊은 연못에 들었으니 아직은 쓸 수 없으나 그 서기는 이미 문밖에 이르렀도다>
운세 말미의 '상서로움이 가깝다' 는 문장을 개평으로 받는다면, 결국 2003년 한 해는 '분수를 지키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별일 없을 것이다 ㅡ' 그런 말이다.
여름에 물조심 하고 겨울에 불조심 하라는 소리처럼 맥빠지는 운세다. 나이가 한 둘도 아닌데, 운세가 아니라도 행여나 재앙을 만날정도로 과욕을 부릴까.
복권을 사도 '당첨 되면 웃기지롱' 하는 생각이지 '주여, 증말 주실 수도 있으시나요?' 하진 않는다.
소설도 희번뜩하게 써제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문열 같은 구라빨도 없고, 윤후명이나 김혜령처럼 섬세하기도 애저녁에 틀려서, 발끈한 성열형 말마따나 <멕시칸 따라지 연애소설>이나 끄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만큼은 올 한 해 토정 선생의 손바닥 안에서 얌전히 살아갈 행복한 중생이다, 그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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