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내집에서 드리는 인사

2003.08.30 08:11

이용우 조회 수:148 추천:11

한 달도 넘게 열어보지 못했던 나의 대문을 들어서며 거기 소나무 등에 팔장을 끼고 붙어 선 남자가 낯설어 한참이나 게슴츠레한 눈으로 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목로주점을 클릭하며 또 한차래 눈을 잔뜩 찌그러뜨려야 했습니다. 열적고, 무안하고, 그리고 미안하고, 그래서 부끄럽고, 그러니까 더 낯설고, 한편으론 슬프기까지 한 감정들이 마구 뒤엉켜 흘렀습니다.
주인이 버려둔 집에 들려 문안과 위로의 글을 남겨주신 여러 문우님들의 크신 사랑과 격려에 답글도 못드리고, 그저 마음 한 구석에 체무의 짐만 쌓아놓았던 나 자신이 스스로 못나보여 방문하신 분들의 글은 감히 열어보지도 못한체, 제목과 이름들을 일별한 것이 오늘 내 집을 열고 한 일의 전부였습니다.
부디 문우님들께서 이런 저의 못남을 헤아려주신다면, 이제 제가 어제의 나 로 돌아가는 데 한결 빠른 지름길을 찿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갖어봅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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