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가을 바다
2003.11.02 08:38
가을 바다
李 豊 鎬
수평선 넘어
나를 향해 밀려 오는 가을 바다에
내 숨겨진 이야기를
고백할 길 없고
답답한 속내를 보여줄 이 없어
차라리 누군가를 새로이 찾아보건만
이 바다는 일상으로
하루에 몇 번씩 물거품으로
와이키키 해변을 스치고 지나갈 뿐
만나는 풍물이며 군중 모두가
한 순간 새롭게 내 눈과 의식을 현혹시키고
지나가버리는 방관자일 뿐
화려한 군중 속을 외롭게 헤집고 지나가는
나를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다
가을 바다 소리를 무수히 귀에 담고 돌아와
창문을 여니 다이아몬드 헤드 뾰족한 산머리에
저녁달이 달무리져 떠 있다.
-2003. 10. 31. 호놀룰루 와이키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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