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사랑방이 소요하니...

2004.11.19 14:15

최영숙 조회 수:170 추천:17

주인 놔두고 객들이 들락날락 거리는 이상한 사랑방이 되어버렸네요.
아무튼 소식 들으니 답답한 게 풀려서 한결 시원하군요.
마음 같아서야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지요.
이용우씨도 얼굴은 더 좋아 보이신다니 다행이구요.
주인 되시는 분, 언제나 아랫목으로 돌아 오세요?

나마 선생님의 글은 몇 번 읽어봐야 맥이 잡힐 것 같습니다.
침맥. 손을 꽉 눌러야 깊은 곳에서 감지되는 맥이라지요.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분들, 더군다나 그 아구탕 집이라니...
맛있게 드시고 빙수도 한그릇씩 꼭 드세요. 거기 그 집에서.
아구탕에 빙수라, 잘못하면 좀 그렇겠네요.      



>                    이형
>
>내 집 사랑방... 아니 목로주점도 아닌데 너스레를 떨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최영숙씨도 이 방에서 저를 호명했으니 할랍니다.
>하기사 군자연하며 품위와 격조가 천정에 닿아 있는 목로주점이 세상천지 어디 있겠습니까.
>필시 그런 주점은 썰렁 하기가 한국 불경기 맞은 식당 쥔장, 하마 손님 기다리듯 조용할 것은 불문가지이지요.
>
>목로주점은 객적은 소리, 북적이는 사람들, 적당히 취한 흥겨움등이 어울러 져야 제 격이라고 볼수 있지요.
>외상 손님만 빼고.
>
>각설하고
>왜 미국이 미국인가.
>아름다울 美자를 쓰는 국명, 한국어로 작명된 세계의 나라 중 유일하게 아름다운 나라로 불리는 미국이냐. 그래서 美國인가.
>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무엇인가.
>간단하게 정의 한다면 아름답지 않다는 말일게고 그건 즉, 反美다.
>이런 뜬 금없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버는 것보다 한국에서 버는 돈이 더 크기에 그노무 웬수인 돈 따라 이산 가족 가장의 입장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거지요.
>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미국은 결코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라고 목청 돋우는 한국에 머물다 보니 조금은 곤혹스럽습니다.
>
>그 말이 일방주의를 지향하는 미국의 정책을 반대하는 생각인지, 다른 정치적 함의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나는 모릅니다.
>거대 담론적 발상이긴 하지만 반미 감정이 분명 존재하는 곳이 한국이지요.
>그곳에서 몇 일 전 왔습니다.
>
>그러나 호.불호를 떠나 그들의 반미反美생각에 한가지는 분명히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자마자 산도반들과 찾은 산정에서 그걸 느꼈다는 거지요.
>
>                낮은 산
>
>물이 낮은 데로만 모여 바다를 이루듯
>산은 저희끼리 치솟아 산맥을 이룬다
>물이 물끼리 모이듯 산은 산끼리 모여 산다
>
>흐르는 게 물뿐일까
>물 흘렀던 계곡 위로 가뭇하게 산도 흐르고
>그 사이 사람도 따라 흐르는 가을 산행
>
>옳다, 그르다, 다 맞다 죄다 틀리다는 그런 복잡한 정치적 함수는 나로서도 모를 일이지만 미국은 분명 美國이라는 것입니다.
>그걸 어제 알았지요.
>재미 산악회 21회 산악축제를 겸한 Point Mugu State Park 산행에서 나는 왜 미국인지 불현듯 알았다는 겁니다.
>
>미국은 그 뜻 글 단어대로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황소 등짝처럼 펑퍼짐한 산정과 드넓은 초원과, 지구가 둥글다는 걸 보여주듯 눈앞에 펼쳐진 질펀한 바다.
>때 맞춰 내려준 간밤의 비에 말끔하게 씻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가을 깊고 투명했던 하늘.
>귀한 단비에 파르르 살아 난 초목들.
>귓가를 스치는 바람에선 허브 향기가 나는 듯도 했습니다.
>
>그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황홀했어요.  
>그렇게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 또 다른 풍경이 될 거라는 상상에 즐겁고 신이 났습니다.  
>
>흐르다 종내 눈빛에서 사라지는 수평선과
>산정 억새를 흔들고 지나는 바람소리와
>산비탈에 숨어사는 선인장 붉은 꽃이
>느릿느릿 가는 가을을 사유한다  
>
>산을 마주한 바다가 그윽히 갈아 앉고
>산이 기른 숲에는 어느 사이 가을 깊어
>여름내 신열 앓듯 무성했던 나무 잎새들은
>저를 키워준 땅으로 붉게 낙하하고 있다
>
>맞바람 속 순탄한 Mugu Park 하늘금 산마루 능선을 훠이훠이 걸으며 참 좋다, 참 좋다라는 말만 자꾸 떠올랐어요.
>그래서 아름다울 美자를 쓰는 미국이다고 생각 들었습니다.
>지금 한국 산정은 꽁꽁 얼어 붙어 있고 겨울 삭풍이 부는 때인데 가을 볕 따가운 산길을 간다는 것이 신기하더라구요.
>
>귓 볼을 간지르며 흐르는 청명한 바람이 눈앞의 태평양을 건널 수 있다면,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에게 이 느낌과 풍경을 전해주고 싶었지요.
>아름다워 부럽고 눈물겹도록 아름다워 美國이라고.
>
>껍데기는 가라고 외쳤던 시인 말대로
>가을 산은 보낼 것 죄다 보내고
>속까지 투명한 적막으로 만 남았는데
>비워버린 산과 바다 사이
>사람아, 아직 서성이고 있는가
>
>버리고 온 세상 길 다시 찾아
>이젠 하산을 서두를 때.
>
>
>
>                 최영숙씨
>
>반가워요.
>시끄럽기가 공해 수준인 나마스테가 나타나자 당연히 엘에이 소설가 모임이 있었어요.
>목로주점에서. 아니 소주타운인가?.
>정겨운 목로주점이란 이름 놔두고 '소주타운'이라는 한문, 한글, 영어 합성어 간판을 쓰는 걸 보니 미국은 역시 미국인가 봐요.
>
>이 주점 쥔은 목하 동의보감에 열중하고 있는 바, 요즘 몸이 좀 않 좋다고 하데요.
>그것은 필시 본 구신의 잡고 늘어지기, 끝장보기 음주에 외상 버릇을 경계하려 미리 방어선을 친 것도 같습디다.
>왜냐하면 한국 인사동 막걸리 집에서 본 얼굴 보다 한층 더 히여멀겋게 통통 살이 찐 모습이라 그렇습니다.
>
>좌간 기혈의 운행과 섭생으로 건강을 지킨다!는 주장을 풀어 놓더니 쇠주 두 잔 묵고 말더라구요.
>잘생긴 허연 얼굴에 아주 건강해 보였습니다.
>
>조정희 선배가 아구찜을 내게 빗지고 있는데 그걸 산다고 하는 장소가 내 기억으로는 최선생 내외분과 함께 했던 집 같습니다.
>아구찜 찾아 삼만리라고 한번 올 의향없으신지요.
>그 날 누가 모였나는 이집 갤러리 사진 보면 알것 입니다.
>*그날 가르켜 준대로 갤러리에 비밀번호를 쳐 넣고 아이디를 쳐 넣고 발광을 해도 안 올라가 글 윗쪽에 첨부했어요. 사진을. 그걸 클릭하시면 보입니다. 새벽 두시까정 영업한다는 안내문을 모독하고 열시에 나왔다는 걸.
>
>너무 길게 쓰면 어제 술이 아직 안 깼다는 핀찬 들을 까봐 이만 줄입니다만 방선생님에게도 안부 전해 주시고 인연 되면 중국 이야기 많이 해 줘요.
>나중 한국에 가면 시간 내서 나도 최선생 목로주점에 가서 너스레를 떨겠습니다.
>술값... 외상 주실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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