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걸기

2006.03.04 18:31

박경숙 조회 수:187 추천:17

2004년 가을 서울에서 저자로부터 받은 소설 '만적'을 이제야 읽고 있습니다.
지금 두 번째권 뒷부분을 읽고 있으니 이밤으로 끝낼까 하오.
책읽기를 끝낼까하다가 문득 딴지 걸일이 생각나 몸소 들렀소.
말투가 갑자기 왕비투로 변하는 건 그날 그 대왕암인지하는 그 암적인 존재에게
하도하도 시달려 나도 모르게 전염이 되었나 보오.

하여간 그건 그렇고....
그날의 그 기쁜 자리에서 어쩜 그리도 요소요소 적절하게 말씀을 잘하시는지
그린이 아범이 '장'자 다시더니 진면목을 보이시나 보다고
아니면 혹 밤새 연습했나 하며 흐믓이 웃었소.
우리들 뒤에 앉은 여자 몇 사람들이 말이오.

그런데 나를 '예쁜 소설가'라고 소개해 준 것은 맘에 들지 않는구려.
(내가 좋아하리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사실 내 그 말을 딴지 걸러 들어왔소.
소설가가 예뻐 무엇하오?
내 아무리 여자라도 이제 해가 뉘엇뉘엇 지는 길목,
예쁘다는 말 보다는 제대로 된 소설가란 말을 더 듣고 싶을 뿐이오.

인간이기 이전에 여성으로 보이는 것,
소설가이기 이전에 여성으로 보이는 것.....
난 이런 것에 아주 신물이 난 사람이외다.

사람들이 나를 관심대상으로 삼긴하나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소.
부풀리거나 덧칠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나마 인정해주려는 사람조차도 말이오.
때론 편견에 치우쳐 깎임을 당하는 고초도 겪고 있으니....

서로서로 열심히 써 애정어린 실력으로 대결하는 그런 장이 되었으면 하오.
언젠가는 나도 삐뚜름한 세상에 진심으로 복수할 날이 오지 않겠소.
하긴 그런 억눌림, 억울함 그런 것들이 소설을 쓰는 에너지가 된다 하더이다.
'소재'가 아닌 '에너지'말이오.
소설이란 행복하게 쓸 수 있는 텍스트는 아니지 않소.

이쯤해서 그 대왕암의 횡포는 잊기로 하고 여기서 내 말투를 본래로 되돌리며
나는 다시 '만적'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답글은 사양하렵니다.
차라리 기도 한 자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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