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없었다
2006.09.15 14:19
사람은 여자가 아이를 낳지만, 티베트에서는 기차가 사람을 낳습니다.
칭찡철도 기차 한 대에 천여 명씩 중국인을 쏟아 우르르 냅니다.
사람이 사람을 한 명씩 낳아 서야 어떻게 기차를 당하겠어요?
기차가 낳은 사람 중엔 나도 있습니다.
그렇게 티베트는 중국에 중화 되어 갈 것이고, 그건 지금 진행형입니다.
라싸 인구가 46만명이라는데, 한족이 30만이 넘는다네요.
소위 '서북공정'의 결과물 입니다.
지금 한국을 열 받게 만드는 '동북공정'은, 그래서 심각합니다.
기차 타고 티베트, 히말라야를 간다는 게 가능한 가 확인했지요.
쇠 바퀴는 빵구도 안 나기에 사진대로 티베트 수도 라싸에 도착했습니다.
티베트 상징인 포탈라 궁 앞에서 증명사진 찰칵.
계획대로 에베레스트와 시샤팡마를 돌아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여행 할 때는 샹그리라 신선놀음이었습니다.
언제 원고 청탁이 이렇게 많이 들어 온 적이 있었든가요.
밥 값 한다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지금은 연옥입니다.
상상을 해 봅니다.
북한과 정치적 문제만 해결 된다면 놀라운 일이 벌어 질 겁니다.
부산서 기차타고 티베트를 갈 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세상 참, 놀라울 정도로 어지럽게 좁아지고 있습니다.
사족,
늦 더위를 피해 티베트로 튄 것은 순전히 매미 때문입니다.
그런데 티베트와 히말라야에는 애당초 매미가 없었습니다.
돌아오니 서울 매미도, 그 사이 간 곳이 없더군요.
짧은 한 철 생을 마감한 모양입니다.
사진은 팡라(pang la5160m)에서 에베레스트를 배경으로 찍은 겁니다.
크게 보이는 건 대포 같은 망원 렌즈 덕분이고요.
이곳에 올리려 사진을 축소했더니 화질이 좋지 않군요.
당연히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로 갔지요.
그 아득한 정상 바라보다가, 목이 뒷 쪽으로 15도 가량 굳어 졌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만날 때 눈을 아래로 깐다고 뭐라 마십시오.
그나 저나... 매미는 어디로 갔을까.
오늘 저녁엔 매미 찾아 헤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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