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봄이 오는 길목

2007.02.08 06:30

이수홍 조회 수:197 추천:13

봄이 오는 길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기초) 이수홍 봄은 내 고향에서 온다. 내 고향은 구례 산동. 지리산 자락인 노고단이 바라보이고 산수유 꽃밭이자 온천이 솟는 곳이다. 봄이 오면 나는 향수에 젖는다. 나의 봄은 내 고향 산동에서 산수유 꽃향기를 머금은 바람을 타고 남원 광한루 오작교를 지나 오리정에서 겨울과 이별을 하고, 임실 사선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전주 치명자산 허리를 돌아 기린봉을 넘어온다. 올해의 봄은 찾아오는 길이 바뀌었다. 진안 용담댐 끝자락 상전면 일원사(一元寺)에서 출발하여 진안 모래재를 넘어왔다. 진안 상전면에 일원사란 절은 없다. 진안농협에 다니는 내 조카사위가 상전면 죽도 모퉁이에 별장 같은 집을 짓고 주춧돌에 그의 호(號) ‘일원’을 새겨놓아 나는 그 집을 ‘일원사’라고 부른 것이다. 어제 아침 조카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작은 아버지! 8시 50분에 전주 안골 버스정류장으로 나오세요! 서울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고로쇠 물을 드리려고요.” 그 시간에 나가 고로쇠 물을 받아다가 시원하게 한 잔 마셨다. 황금 복돼지해의 봄은 어느 해보다 상큼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봄이면 고로쇠 물을 마시며 자랐다. 내 고향은 지리산 자락이라 그 물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고로쇠 물은 황산이온, 칼륨, 칼슘, 등 인간의 건강유지에 필수불가결한 미네랄성분과 에너지 공급원인 자당이 다량 함유되어 숙취제거 등에 아주 좋다. ‘골이수’(骨利水)라고 해서 뼈에도 좋다. 경칩을 전후해서 나오는데 바닷바람을 맞지 않은 지리산의 고로쇠 물이 좋단다. 금년에는 날이 따뜻해서 20일정도 빠르게 나온 것이다. 고향인 전남 구례 산동, 광양 등지에서 밤을 새며 고로쇠 물을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설 안에 고로쇠 물을 마시기는 처음이고, 설 안에 봄을 맞이한 일도 처음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내 핏줄인 조카딸 내외가 직접 산에 가서 채취한 약수를 마신 나는 참 복 많은 사람이다. 그 조카딸은 딸 없는 우리에게 딸 노릇을 하고 있다. 둘째형님의 칠 공주 중 둘째딸로 태어나 아들 터 팔라고 그의 어머니가 남자 머리, 남자 옷을 입히고 남자 신발을 신겨 키운 딸이다. 그 조카의 아들 딸 삼남매가 서울로 유학을 가고 진안으로 이사를 가기 전 까지는 전주에서 함께 살며 우리 딸 노릇을 했었다. 아내는 그의 어머니더러 “낳기는 형님이 낳고 덕은 우리가 보네요!” 라고 한다. 고로쇠 약수가 몸에 좋은데 첫물이라 많이 받지 못했다고 3L정도 가지고 왔다. 내가 살이 찌기를 바라는 것을 알고 몸에 좋다고 가지고 온 것이다. 나의 금년 계획에는 몸무게 5Kg 늘리기도 들어있다. 그 정도 늘리려면 한 달에 417g이 늘어나야 한다. 2월의 목표는 그 고로쇠 물을 마셔 충분히 달성할 것 같다. 몸에 좋은 성분에 정성이 듬뿍 녹아있는 물이기 때문이다. 금년 봄은 내가 일찍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반에 가서 많은 공부를 하고 싶은 만큼 바쁜 편이다. 봄이 빨리도 왔다. 빨리 온 봄만큼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도 포근함을 안겨줄 것이다. 딸 같은, 사랑하는 조카딸의 건강과 그 가정에도 늘 즐거운 일만 있기를 바란다.                                                     [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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