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웃음이 있어서 좋은 모임

2007.02.28 09:16

이수홍 조회 수:146 추천:6

웃을 수 있어서 좋은 모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기) 이수홍 오늘 낮 12시30분에 37회 모임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왔다. 37회모임은 학교동창모임이 아니다. 또 군대시절의 인연과 관계되는 모임도 아니다. 거창한 독립운동가 모임은 더더구나 아니다. 전북경찰 경정이상 출신으로 1937년생 6명이 모인 모임이다. 회장도 없고, 생년월일 순으로 총무만 있다. 그러니까 상당히 곰삭은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하면 맞는 말이다. 내가 알기로는 세상에 곰삭아서 좋은 것은 새우젓과 판소리뿐이다. 고희가 지난 사람들이라 입심만 좋아 말만 잘하는 모임이다. 1998년 정년퇴직을 하고 매월7일과 27일에 모임 을 갖는데 7일은 저녁, 27일은 낮에 모인다. 12시 10분 수협전주지회 지하식당에 도착했다. 국악원에서 바로가면 좀 빠르지만 일찍 가서 집에서 안보는 중앙지를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메뉴판을 보고 음식을 주문했다. 총무는 우리가 5명이니 점심 특선메뉴 중 고급인 새우튀김 3인분에 특 초밥 2인분을 주문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새우튀김은 기름기가 들어가니 전부초밥으로 하자고 하여 그것으로 주문했다. 소주 1병  맥주 2병으로 소맥을 마시는데 안주는 버섯볶음과 옥수수철판 구이였다. 술을 마시는데 왜 국물을 안주느냐 술 한 병에 얼마냐고 따졌다. 술 한 병에 3,000원이면 횟집치고는 싼 집이다. 초밥 먹는 된장국 외에 국물을 안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생선뼈다귀를 넣고 끓인 국물이 꼭 먹고 싶어서가 아니란 걸 나는 잘 안다. 서빙하는 예쁘장한 아가씨와 말을 하고 싶어 그럴 뿐이다. 아가씨가 소주 한 병 더 시키면 국물을 하나 마련해 오겠다고 했다. 소주 없이 국물만 홀짝거리고 있을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일 게다. 소주 한 잔씩 더 들어가니 말 힘에 탄력이 붙는다. 한 친구가 초밥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으로 가다가 그만 된장국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어이 초밥을 국에 말아서 먹으려면 국밥을 시키지 왜 초밥을 시켰어?” 라는 내 말에 전원 한 바탕 크게 웃었다. 어떤 친구 입에서 밥알이 튀어나왔다. 입바른 소리 잘하는 친구가 “왜 귀한 밥을 뱉어?” 라고 해서 내가 “초밥은 꼬들꼬들 해서 잘 튀어나오게 돼있지 않아” 라고 해서 또 한 바탕 웃었다. 초밥 접시는 3인분과 2인분 두 개였다. 흔히 그렇듯이 2인분 접시에 초밥 한 개가 남았다. 나는 누가 책임완수를 안했느냐고 따졌다. 서로 책임완수를 다했다고 했다. 총무가 밥은 두고 누구 한 사람이 생선만 벗겨먹으라고 해서 결국 접시를 비웠다. 메뉴판에 주방장 특선메뉴 1인분 5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왜 서울 조선호텔보다 비싸냐고 시비를 걸었다. 카운터에 앉아있던 총각이 서울에 있는 호텔은 1인분이 15만원 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나 같으면 안 먹으면 그만이지 왜 시비냐고 하련만 그 총각 잘 생긴 것만큼 마음씨도 좋았다. 셀프 커피를 갖다 달라고 했다. 서빙 아가씨가 다섯 잔이냐고 물으니 사람이 다섯 명인데 그럼 넉 잔만 주려느냐고 또 시비였다. 돈은 아니고 말은 팍팍 쓴다. 서빙하는 아가씨가 역시 머리에 서리가 내리면 양기가 입으로만 오르는가 보다 했을 것이다. 그들이 뭐라고 하든 많이 웃을 수 있어서 좋은 모임이 37회다. 7일과 27일은 기다려지는 날이다. 37회의 7은 에누리하고 회원 모두 30년만 건강하게 더 살기 바란다. 다음달 7일에 만나면 꼭 그 말을 해줘야겠다.                                                   [2007.2.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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