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purple>한국판 우동 한 그릇
2007.04.14 09:32
한국판 우동 한 그릇 서울 용산의 삼각지 뒷골목엔 '옛집'이라는 간판이 걸린 허름한 국수집이 있다. 달랑 탁자는 4개뿐인... 주인할머니는 25년을 한결같이 연탄불로 뭉근하게 멸치국물을 우려내 그 멸치국물에 국수를 말아낸다. 10년이 넘게 국수값은 2,000원에 묶어 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더 준다. 몇 년 전에 이 집이 텔리비전에 소개된 뒤 나이 지긋한 남자가 담당피디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전화를 걸어온 남자는 15년 전 사기를 당해 재산을 들어먹고 아내까지 떠나버렸다. 용산역 앞을 배회하던 그는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한끼를 구걸했다. 음식점마다 쫓겨나기를 거듭하다보니 독이 올랐다. 휘발유를 뿌려 불질러 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 할머니네 국수집에까지 가게 된 사내는 자리부터 차지하고 앉았다. 나온 국수를 허겁지겁 먹자 할머니가 그릇을 가져 갔다. 그러더니 국수와 국물을 한가득 다시 내줬다. 두 그릇치를 퍼 넣은 그는 냅다 도망쳤다. 할머니가 쫓아나오면서 뒤에 대고 소리쳤다. "그냥 가, 뛰지 말구. 다쳐!" 그 한 마디에 사내는 세상에 품은 증오를 버렸다. 단 한 사람이 베푼 작은 온정이 막다른 골목에 서 있던 한 사람을 구한 것이다. 우리네 마음이 이처럼 따뜻함으로 가득하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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