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현대511호 인터뷰 기사 전문

2007.05.05 09:07

소정현 기자 조회 수:124 추천:8

<주간현대 인터뷰 기사 원문입니다.>

‘우수마발 소재’ 心的 나상(裸像)의 나래 펼쳐
<정해년 기획특집 릴레이 인터뷰>‘수필 김학’

한국 펜클럽서 중책맡아 縱橫無盡 발군의 역량
방방곡곡에 門下生들 전국 문단서 맹활약 펼쳐

‘수필 예찬론’ 선비처럼 맑고 당당한 삶 영위케
문인 生活苦 여전 자비출판 성행 정책적 혁신을


정해년! 한해가 활짝 밝았다. 시시각각 긴박하게 돌아가는 2007년 국내외 정세는 우리의 대응력을 너무 느슨할 수 없게 한다. 이에 브레이크뉴스와 주간현대에서는 국내외 제반 현실을 심층 리뷰하고 또한 프리뷰 하기 위한 지면을 마련했다. 각 분야에서 전문 영역을 선도해나가고 있는 브레이크뉴스 칼럼진들이 집중 성찰한 성과물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독자 제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편집자 주>

前職 방송인 출신으로서 한국 수필문학의 거봉으로 우뚝 선 김학 선생!  이미 9권의 隨筆集을 발간하면서 수필문학의 저변확대와 지평선 확장을 위해 헌신을 아껴오지 않은 김학 선생은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에서 愛子 양성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다. 김학 선생은 21세기에는 수필문학 滿開의 조짐이 너무 역력하다며  황금만능의 독재자에 맞설 유력한 대항마로서 수필문학이야말로 백신이며 해독제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또한 김학 선생은 문인들의 현실적 척박한 환경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감추질 않는다. 문예지 난립과 홍수시대를 맞아 순기능 못지않게 오히려 문인들을 더욱 옥죄는 흉물의 전락 가능성을 극력 경계하면서 정부의 정책에 혁신을 가할 것을 심사숙고 화법으로 조언하면서 고견을 투명하게 내놓는다. 김학 선생의 수필 무한 유용론을 겸허하게 청취하기로 한다.

◇ 수필문학 산실 ‘전국적 명성’
▽ 수필사관학교라는 별칭이 붙으신 김학 선생께서는 예비문인의 양성에 여념이 없으신데.
- 2001년 9월부터 처음으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수필창작과정을 개설하여 강의를 시작했지요. 20여 명의 수강생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기초반‧중급반‧고급반‧야간반 등 4개 과정에 90여 명으로 불어났습니다. 지금까지 70여 명이 등단하여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12명이 수필집을 발간하였으며, 또 30여 명이 전북일보와 경남신문, 동양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당선하였을 뿐 아니라, 시흥문학상 ‧ 장애인문학상 등 외부의 다양한 전국 규모의 각종 문학작품 현상공모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발군의 실력들을 발휘하여 크게 보람을 느낍니다.

▽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 이사장을 맡고 계신데, 올해 사업계획이랄까 청사진을 생생하게 밝혀 달라.
-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나라 문인이 노벨문학상 받기를 간절히 바랄 것입니다. 해마다 누가 노벨문학상 수상후보로 추천되었다는 소식이 돌아 행여나 하고 기다리면 결과는 다른 나라 작가가 수상자로 밝혀지곤 했습니다. 그 상을 받으려면 아무리 뛰어난 수준의 문학작품이 발표되더라도 노벨상을 시상하는 나라의 언어나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펜클럽은 국제적인 문학조직인 만큼 정부가 이 조직을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선별하여 우수한 우리 문학작품을 꾸준히 외국어로 번역하여 해외 독서시장에 우리의 문학작품을 선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예산지원이 변변치 않으니 올해도 계간 펜문학 발간, 반년간(半年間) Korea Pen Literature 발간, 펜문학상과 번역문학상 ‧ 앨트웰 펜문학상 시상, 해외동포 창작문학상 시상, 국제펜세계대회 참가, 국제펜 심포지엄, 문학세미나 및 문학강좌 등 연례행사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국제문학교류센터 건립 같은 큰 프로젝트 역시 예산의 벽에 막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여 안타깝습니다.

◇ 모든 장르 녹이는 ‘용광로’ 존재
▽  원래 방송인 출신으로 수필문학의 문하생 양성에  헌신 전념하고 계신데. 수필창작과정이 무척 인기를 끌고 있다.  
-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강생들의 나이 분포를 보면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데 그들 모두가 나이를 초월하여 스스럼없는 인간관계로 한 식구 같은 분위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그 비결을 소개해 드립니다.
첫째, 다양한 수필이론과 정보를 제공하여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켜주고, 둘째, 수강생들의 작품을 꼼꼼하게 첨삭하여 E-mail로 전해주어서 수강생 스스로 자신의 취약점을 개선하게 하며, 셋째, 해마다 봄‧가을이면 수강생들의 수필작품을 모아 동인지 ‘행촌수필(杏邨隋筆)’을 출간하고, 인터넷에 행촌수필문학회 서재와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수강생들의 신작수필을 발표케 하여 작품을 비교 평가하게 하여, 수강생 서로간 선의적 경쟁을 유도하게 하였습니다.
넷째, 수강생들을 조직화하여 선후배의식을 갖도록 하고, 봄‧가을마다 단체로 문학기행을 다녀오며, 연말이면 ‘행촌수필 출판기념회 및 수필의 밤’ 행사를 마련하여 친교와 단합의 기회를 제공하며, 다섯째, 수강생이 등단하면 그 등단문예지를 모든 수강생들에게 한 권씩 나눠주어서, 미등단 수강생들은 열심히 노력하여 등단해야겠다는 분발심을 갖도록 하고, 등단 수강생들에게는 자신의 등단작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현재 한국수필문학이 활성화 조짐이 있습니까.
- 수필은 간편하고 기동력이 뛰어난 문학 장르이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크다고 믿습니다. 버스나 트럭에 비해서 승용차가 얼마나 움직이기 편리한가를 생각해 볼 일입니다. 현대인들은 무겁고 골치 아픈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필은 현대인들의 사랑을 받기에 좋은 장르입니다.
수필이 모든 문학 장르를 아우를 것이라고 예견하는 이도 있습니다. 미래문학인 수필은 갈수록 그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어요. 수필 인구가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고, 2백여 종의 종합문예지와 시사종합지마다 수필을 게재하고 있으며, 20여 종의 수필전문지가 발행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수필은 시나 소설 등 다른 문학 장르까지도 녹여서 수필을 빚어낼 수 있는 용광로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시대가 활성화되면서 수필은 그 길이가 더 짧아지고 있습니다. 활자시대에 원고지 15~20매이던 수필의 길이가 인터넷시대가 되자 5매 정도까지 짧아졌으니 말입니다. 심지어는 소설의 경우까지도 원고지 5매 정도인 미니픽션(Mini-Fiction)이 등장하여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 않습니까? 21세기가 수필의 시대가 되리라는 예견은 결코 억지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성찰적 도구’ 고해성사에 비견  
▽ 일명 신흥종교인 ‘황금교’가 창시되었다고 할 정도로 물질적 가치관이 모든 것을 제압하는 시대 아닌가. 사회 병리 치유 관점에서 수필문학의 가능성과 비전에 대해.
- 수필은 자신의 마음을 발가벗겨서 독자 앞에 진솔하게 드러내는 심적나상(心的裸像)의 문학이 아닙니까? 사람은 누구나 온갖 스트레스를 가슴속에 쌓아두면 병이 되지만, 그것을 수필로 쏟아내면 가슴앓이가 사라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남에게 들려주거나 보여주고 싶은 마음을 말이나 글로 표출하는 사람은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대나무 밭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는 고사는 바로 그런 맥락과 통한다고 보겠습니다.
또 수필은 자기반성의 문학입니다. 수필을 쓴다는 것은 천주교 신자들이 신부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듯 양심 앞에서 자기반성을 하는 일이므로 늘 자기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실수가 줄어들 것이고, 그만큼 이웃과의 인간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선비의 문학인 수필을 공부하면 조선시대의 선비처럼 맑고 깨끗하고 당당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 시대의 수필문학은 한국의 상황에서 벗어나 세계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도록 지구촌을 대상으로 소재를 확장해야 하지 않나.
- 우수마발(牛溲馬勃)이 모두 수필의 소재라고 했습니다. 소 오줌과 말똥까지도 수필의 소재가 된다는 것은 우주만물이 다 수필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수필의 소재를 찾는데 우리나라와 남의 나라를 가릴 필요는 없습니다.
수필의 주제를 잘 살릴 수만 있다면 종교, 국가, 인종을 구별할 필요 없이 예화(例話)를 끌어다 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우리의 경제력이 나아지면서 누구나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을 많이 합니다. 그런 여행을 통해서 다양한 기행수필들이 쏟아져 나오지요.
수필가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세계인이 감동할 수 있는 수필을 빚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최남선, 이광수, 정비석 같은 뛰어난 우리의 문장가들이 요즘 사람들처럼 세계방방곡곡을 누비며 기행수필을 쓸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그분들의 활동 범위가 고작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과 만주 정도에 그쳤던 게 한없이 아쉽습니다.

◇  ‘문예지 난립’ 질적저하 우려
▽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종합문예지가 2백여 종, 수필전문지가 20여 종이나 출간되고 있는데.
- 옛날엔 발표 지면이 아주 모자랐습니다. 그러기에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려면 작품수준이 높아야 하니까 피나는 노력을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발표지면이 너무 많다보니 수준이 낮은 작품,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작품도 얼마든지 발표할 수 있게 되어 작품에 대한 치열성이 후퇴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경계할 일입니다. 문인이나 문예지 편집자들도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문단이 하향평준화하는 현상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모두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일부 문예지 발행인들은 등단한 신인들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고, 대부분의 문예지들은 기성 문인들에게도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아 문인의 지위 향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예지 별로 자기 잡지에서 배출한 문인들을 조직화하는 것 역시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봅니다. 문예지와 문예지 사이에 경쟁의 벽이 자꾸 높아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대담 소정현 편집위원 oilgas@hanmail.net>

◇ 김학 프로필
現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부이사장
現 전북대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전담교수
KBS 전주방송총국 편성부장 역임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월간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
‘아름다운 도전' '춘향골 이야기'등 수필집 9권
영호남수필문학상 대상, 한국수필상 등 多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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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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